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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판 ‘히든 피겨스’…달탐사선 쏘아올린 여성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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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우주기구, 22일 찬드라얀 2호 발사 성공

프로젝트 인력 30% ‘우먼 파워’…쌍두마차 지휘

리투 카리달, 물리학·우주공학 공부한 학구파

무타야 바니타, 네이처 ‘주목할 만한 10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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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 최초의 유인우주선 비행을 성공시킨 머큐리 프로젝트에는 수학(궤도 계산), 엔지니어링, 전산 부문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여준 흑인 여성 삼총사의 맹활약이 있었다. 백인 남성 엘리트가 압도적이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에서 인종주의와 성차별의 두터운 이중벽을 뚫은 이들의 감동적인 분투는 논픽션과 영화 <히든 피겨스>로 널리 알려졌다.

인도에도 ‘히든 피겨스’가 있다. 22일 오후 2시43분(현지시각), 인도 동남부 섬의 사티시 다완 우주센터에서 찬드라얀 2호를 탑재한 로켓이 불꽃을 뿜으며 힘차게 솟아올랐다. 인도의 두 번째 무인 달탐사선이다. 로켓은 발사 16분14초만에 찬드라얀 2호를 성공적으로 지구 궤도에 올려놓았다. 찬드라얀 2호는 다음주 달 궤도 비행을 하다가 9월7일 달 탐사 로버(로봇차)를 달의 남극 부근에 착륙시켜 다양한 과학 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찬드라얀 2호가 임무를 마치면, 인도는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달 착륙과 탐사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 그 핵심 주역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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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드라얀 2호의 발사 계획을 쌍두마차로 진두 지휘한 최고 책임자인 무타야 바니타 프로젝트 국장과 리투 카리달 미션 국장은 모두 여성 과학자이자 엔지니어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미국 나사의 여성들처럼 ‘숨은 인물들(히든 피겨스)’은 아닌데다, 시대도 반세기가 넘는 시차가 난다. 하지만 여성의 인권과 사회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현실의 장벽을 딛고 첨단 과학과 기술이 집약된 우주 탐사 프로젝트에 결정적 공헌한 점은 다르지 않다. 인도의 우주개발 프로젝트에서 우먼 파워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막강하다. 인도우주연구기구의 최고 책임자인 카일라사바디부 시반 국장은 이번 찬드라얀 2호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문 인력의 30%는 여성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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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언론들은 22~23일 일제히 인도의 ‘로켓 우먼’ 2명을 집중 조명했다.

카리달 국장은 대학에서 물리학과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한 뒤 1997년부터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에서 일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우주 여행을 꿈꿨고, 학창 시절엔 인도우주기구와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 탐사 관련 기사들을 모으는 게 취미였다고 한다. 2013~4년 화성 탐사선 망갈리얀의 발사 프로젝트에 부책임자로 참여했으며, 이번 찬드라얀 프로젝트에선 우주선의 궤도비행과 위성 교신을 가능케 하는 자동제어 시스템의 설계 책임을 맡았다. 그는 젊은 과학자상(2007년), 여성 성취상(2017년)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받았으며, 2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학구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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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니타 국장은 전자공학 엔지니어로,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정평이 났다. 인도 우주개발에서 여성으로는 최초의 프로젝트 국장을 맡았다. 처음엔 중책을 사양했으나, 찬드라얀 1호의 프로젝트 국장이었던 동료 과학자 밀스와미 아난두라이가 “바니타가 시스템 엔지니어로서 ‘달 탐사’에 최적임자”라고 보고 강력히 설득한 끝에 중책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바니타 국장도 2013년 화성 탐사선 망갈라얀호의 성공적 발사에 카리달 국장과 함께 핵심 역할을 했다. 2006년 인도항공우주학회가 주는 베스트 여성과학자상을 받았고, 지난해엔 과학저널 <네이처>가 선정한 ‘2019년 주목할 만한 인물’ 10명에 포함됐다.

<인디아 타임스>는 22일 “인도우주연구기구가 통신위성과 소형 상업우주선 발사에는 참여한 적이 있지만, 찬드라얀 프로젝트처럼 대형 우주선 발사에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찬드라얀 2호가 9월 달 탐사를 완수할 때까지 바티나 국장과 카리달 국장의 임무는 계속되지만 (발사 성공의) 모든 영광은 이 두 여성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호평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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