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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편의점 PB에 호텔 미니바까지 구석구석…"일본 불매하기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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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GS25 자체브랜드(PB) `유씨씨 커피`. [사진 제공 =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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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김지현(28)씨는 얼마전 편의점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최대한 일본 제품을 피하기 위해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컵커피를 집었지만, 원산지가 일본이었던 것. 앞으로는 제품을 구매할 때 뒷면의 원산지 정보를 꼼꼼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실효성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자체브랜드(PB)와 호텔 객실 미니바 및 레스토랑 등 제조업체를 내세우지 않거나 선택권이 없는 곳에서도 일본산 제품이 이미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일본에서 수입돼 국내에서 판매 중인 식품 종류는 총 4만3700건에 달한다. 완제품 형태로 수입되는 가공식품이 2만3700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식품첨가물과 농·임산물 종류도 7000건이나 됐다.

이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정보 제공 사이트인 '노노재팬'에 올라온 품목수(118건)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일본 불매운동 실효성에 의문점을 갖는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본산 제품 종류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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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대표적인 사례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PB 제품이다. PB 제품은 유통업자 브랜드로 최종 판매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제조업체를 가려내기 쉽지 않다. 실제 GS25가 PB로 판매중인 '유어스 유씨씨 커피' 시리즈는 일본에서 제조돼 유씨씨커피 한국법인이 수입한 제품이다. 다만 제품 겉면에는 GS25의 PB 브랜드 '유어스' 로고가 붙는다.

호텔도 난감한 곳 중 하나다. 서울 시내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아사히 등 일본산 생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또 객실 미니바에 일본산 맥주가 들어있는 곳이 대다수여서 대체재가 없다면 일본 제품을 그대로 소비할 수 밖에 없다.

최근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한 리조트업체가 골프장 레스토랑과 객실 미니바에서 일본산 맥주와 구슬사이다로 유명한 '라무네'를 빼기도 했지만 이 같은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서울시내 호텔 관계자는 "국내 고객뿐 아니라 해외 고객들도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일본산 제품을 제외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불매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동기간대비 40.3% 감소했다. 동기간 수입맥주 매출이 2.3% 늘어난 것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다. 편의점에서 일본 맥주 매출 감소폭은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달 첫주부터 주차별로 계속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입품은 완제품뿐 아니라 원재료와 브랜드까지 종류가 방대하기 때문에 완벽한 불매운동은 힘들 것"이라면서도 "과거 불매운동 사례를 봤을 때 상대방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느냐 보다 얼마나 유지되는 지에 따라 결과가 달랐기 때문에 기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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