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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검경 수사권 조정 반대' 하던 문무일, 퇴임 하루 앞두고 민갑룡 만나 '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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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문무일 검찰총장(사진 왼쪽)과 민갑룡 경찰청장이 23일 오전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 검찰총장은 이날 퇴임 인사차 경찰청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에 반대하며 경찰과 대립각을 세웠던 문무일 검찰총장이 퇴임 하루 전 퇴임 인사차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위치한 경찰청사를 방문해 민갑룡 경찰청장과 인사했다. 수사권 조정, 피의사실공표 논란 등 현안에는 말을 아꼈다.

23일 오전 경찰청을 찾은 문 총장은 민 청장 등 경찰 지휘부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퇴임을 앞둔 검찰총장이 경찰청을 방문한 것은 문 총장이 처음이다. 문 총장은 이날 퇴임 인사차 관계 기관들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청장과 문 총장은 20여분간 담소를 나눈 뒤 청사를 나섰다. 이날 환담 자리에서는 수사권 조정안 등에 대한 소회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문 총장은 “경찰, 검찰 모두 국민의 안전과 생명, 재산을 보호하는게 첫 임무”라며 “서로 힘을 합쳐 임무를 잘 완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그런 차원에서 두 기관이 왕래를 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문 총장은“과연 제가 그런 일을 얼마나 했는지, 후배(검사)들이나 국민에게 어떻게 비춰졌는지 마음이 쓰인다”는 소회를 전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제가) 취임한 뒤 총장님께서 조직의 수장으로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취지의 글귀를 주셨다”며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그 글귀로 힘을 얻고 있다고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다만 문 총장은 최근 검·경 간 현안인 수사권 조정 협의나 검찰의 ‘경찰관 피의사실 공표 사건’ 등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문 총장은 취임 초기인 2017년 7월에도 경찰청을 방문해 이철성 당시 경찰청장과 만났다. 민 청장도 답방 형식으로 지난해 8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아 문 총장과 면담했다.

문 청장은 5월 국회가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이 담긴 패스트트랙을 입법 추진하자 “수사권 조정안은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형사사법절차의 민주적 원리’를 강조했다.

같은 달 경향신문이 법조계 등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의하면 문 총장은 임기를 마친 뒤 미국 대학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공부할 예정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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