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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재판서도 고의살인 부인… “성폭행 피하다 우발적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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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고유정 살인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23일 제주지법 앞에서 재판 직후 피해자 동생 강모씨와 유족 측 강문혁 변호사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족 강씨는 "고씨에게 사형을 내려 평생 사회에 복귀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정반석 기자/2019-07-2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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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ㆍ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 측이 수사단계에 이어 재판에서도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해 우발적으로 죽였다”면서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마치 살해를 준비한 듯한 단어들을 검색했다”면서 고씨 측 주장이 증거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고씨 측 변호인은 23일 제주지법 형사합의2부(부장 정봉기)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졸피뎀을 먹인 뒤 미리 소지한 식도로 살해했다는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면서 “성폭행 시도에 대응하다가 수박을 자르기 위해 소지한 식도로 찌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씨 측 변호인은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성’이 없다는 주장에 집중했다. “고씨가 전 남편을 증오의 대상으로 삼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니다”라며 “살해할 목적으로 미리 물품을 구입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 뒤 기자들에게는 “고씨 본인도 많이 속상해하고 억울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씨가 재판에 최대한 협조할 의지가 있다”면서도 “시신 유기 장소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은 ‘계획적 범행’이라 강조하면서, 고씨가 미리 범행도구를 검색하거나 구입한 정황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혼 과정에서 형성된 왜곡된 적개심, 아들에 대한 비현실적 집착, 피해자와의 면접 교섭을 재혼생활의 장애로 여긴 것이 범행의 주요 동기”라고 설명했다. 재판부 또한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씨 측 주장과 달리 검색한 내용을 보면 살해를 준비하는 듯한 단어가 많다”면서 “사망한 피해자의 휴대폰으로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피해자 유족을 비롯한 방청객 30여명이 재판을 지켜봤다.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워낙 커 제주지법 역사상 최초로 법정 앞에서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배부했다. 재판을 지켜 본 피해자 유족 임모씨는 “피해자가 내 조카라 지금도 눈물이 나올 것 같다”면서 “사형이 선고됐으면 좋겠다는 한가지 바람 밖에 없다”고 했다. 사형 선고를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준비한 ‘제주어멍’ 카페 회원 김혜민씨는 “고씨가 다시 길거리를 돌아다닌다면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제주에 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고씨는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ㆍ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일주일 만에 청주에서 긴급체포돼 제주로 압송된 고씨는 한 달여간 수사를 받은 뒤 1일 구속기소됐다. 검ㆍ경은 고씨가 사전에 수면제인 졸피뎀과 표백제, 고무장갑, 식칼 등 범행도구를 구입하거나, ‘뼈의 무게’, ‘혈흔’ 등의 단어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등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고씨 측은 ‘우발적 범행’이라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이날 준비절차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12일 정식재판을 열기로 했다. 이후 재판은 격주 월요일마다 열릴 예정이다.

제주=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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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맘카페 '제주어멍' 회원들이 23일 제주지법 앞에서 "고유정을 사형하라"고 외치고 있다. 제주=정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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