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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中, 홍콩에 계엄령 내릴 가능성…베이징 지도부 회의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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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중국 인민 분노에 강경파 입지 넓어져"

"홍콩법, 중국 전인대 결정으로 계엄령 가능"

시기상조 분석도…다음달 베이다이허 회의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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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홍콩 시위대는 홍콩 주재 베이징 연락판공실 건물에 걸려 있는 국가 휘장에 먹물을 뿌렸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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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홍콩에서 확산되고 있는 시위에 강경 대응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위대가 홍콩 주재 베이징 연락판공실을 공격한 것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비상계엄령 등 강경책을 꺼내 들 수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SCMP는 "홍콩 시위대가 21일 홍콩 주재 베이징 연락판공실을 공격했는데, 중국 정부는 이를 자신들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대는 연락판공실 건물에 걸려 있는 중국 국가 휘장에 먹물을 뿌린 뒤 달걀을 던지고, 벽에 스프레이로 반중 구호를 썼다. 다음날 중국 언론은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홍콩 시위대를 비난했다.

하지만 21일 홍콩 위안랑(元朗)에서 정체 불명의 남자들이 홍콩 시위대를 공격한 ‘백색(白色) 테러’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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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홍콩 시위대는 홍콩 주재 베이징 연락판공실 벽에 스프레이로 반중 구호를 적었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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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민들은 홍콩 시위대의 행위가 국가에 대한 모독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SNS를 통해 홍콩 시위에 대한 반대 의견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한 누리꾼은 SNS에 “홍콩 시위대가 연락판공실을 공격한 건 마지노선을 넘은 것”이라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웨이보를 통해 널리 확산되고 있다.

SCMP는 중국 정부가 중국내 여론을 바탕으로 홍콩 시위 진압을 위해 강경책을 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톈페이룽 베이항대 법대 교수는 "중국 시민들의 분노는 강경파의 입지를 넓혀줘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에 대해 강경책을 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홍콩 사태가 더욱 악화되면 중국 정부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시위 진압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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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홍콩에서 친 중국 성향의 시위대가 중국 오성홍기와 붉은 색 우산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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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르면 홍콩 기본법 18조에선 홍콩 정부의 통제를 벗어날 정도의 혼란으로 인해 국가의 단합이 위협을 받는다고 판단하면 전국인민대표대회의 결정으로 홍콩에 비상계엄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계엄령을 꺼내드는 건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친치안홍 중국 우한대 교수는 “계엄 선포는 중국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며 “아직 홍콩 정부가 시위대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까지 이르진 못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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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법 반대 집회가 열린 21일 홍콩의 위안랑역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흰옷 차림의 남성들이 각목 등을 들고 시민들을 마구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언론은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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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홍콩 시위 대응 방침은 다음 달 열리는 중국 전·현직 수뇌부 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비공개 회동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SCMP는 “베이징 지도부는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홍콩 시위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베이다이허 비밀회의가 홍콩 사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들이 7월 말∼8월 초 휴가를 겸해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280㎞ 떨어진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의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 모여 국정을 논의하는 비공식 회의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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