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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류현진의 위대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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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1회에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11승을 달성했다. 다저스가 2-1로 승리. /사진=로스앤젤레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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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76]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자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1.76), 내셔널리그 WHIP 1위(0.93), 다승 2위(11승), 퀼리티스타트 16회.

2019년 7월 23일 현재, 류현진의 기록이다. 이 정도 기록이면 적어도 현시점에서 최고의 선발 투수라고 평가받아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류현진은 MLB 올스타전에서 한국인 최초로 선발투수로 나오기까지 했다. 류현진은 이제 사이영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가 되었다.

현재 류현진과 비교되는 선수는 맥스 셔저 정도이다. 3번의 사이영상과 7번의 올스타에 빛나는 셔저는 최근 9경기에서 단 6실점만을 하며,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그런 셔저의 평균 자책점이 2.30이다. 104개의 안타를 맞았으며, 자책점 33점을 기록했고, 23개의 볼넷을 내주었다. 반면 류현진은 피안타 101개로 셔저와 비슷했지만, 24 자책점에 14개의 볼넷만을 허용하였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도 3점대 미만의 평균자책점은 무척 귀하다. 기준 이닝을 채운 선수들 중에서 현재 기준으로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를 통틀어 채 10명이 되지 않는다. 2018 시즌에도 딱 10명이었고, 2017 시즌에는 7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1점대 평균자책점은 2점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해 2명의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블레이크 스넬 1.89, 제이컵 디그롬 1.70)가 나왔으나, 2018 시즌은 매우 예외적인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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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20년 동안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지난 시즌의 2명을 포함해 단 8명에 불과하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시즌 동안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수년간 연속해서 1점대 기록이 나오지 않은 시즌은 이 때 말고도 여러 번 있었다.

올 시즌 류현진이 기록하고 있는 1.76보다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지난 20년 동안 단 3명뿐이다. 그만큼 지금의 류현진은 탁월하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기준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역대 최저 평균자책점 투수는 더치 레너드의 0.96이다. 하지만 1969년에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을 없애고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마운드의 높이를 낮추고 스트라이크존을 조정했다.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은 1985년의 드와이트 구든(1.53)이었다. 류현진의 현재 평균자책점 1.76은 1969년이후 지난 50년 동안으로 기간을 넓혀 보더라도 전체 10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이제 약 60% 정도의 정규시즌을 소화한 시점에서 시즌 종료시점의 성적에 대해 속단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전반기에 좋은 성적을 냈던 투수들이 후반기에 부진했던 사례는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았고, 류현진 또한 그런 늪에 빠지지 말라는 법 또한 없다. 사실 최근에는 기록과 관계없이 시즌 초에 비해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그레그 매덕스, 로저 클레먼스, 놀런 라이언, 페드로 마르티네스, 드와이트 구든 등 당대 최고의 투수들과 비교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1점대 평균자책점은 랜디 존슨, 요한 산타나, 톰 글래빈 같은 MLB의 기라성 같은 투수들조차 달성해 보지 못한 대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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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 1회에 역투하고 있다. /사진=로스앤젤레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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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 투수가 한 시즌에 31~33경기를 선발 출장하고, 적게는 190이닝에서 많게는 230이닝까지 던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류현진의 남은 경기 수는 13경기 내외이고, 던지게 될 이닝 수는 70에서 최대 110이닝 정도가 될 듯하다.

던지는 이닝 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경기당 7이닝씩 13경기 90이닝 정도를 던진다고 할 때, 류현진이 총 23점 이하로 허용한다면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다. 지금까지 123이닝에서 24점을 내준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이다.

물론 12점 이하로 자책점을 낮출 수 있다면 지난 50년간 최고의 기록이었던 1985년의 구든을 넘어설 수 있다. 매우 힘들고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 또한 아니다. 그럴듯한 상상을 통해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주신 특별한 능력이고, 지금은 류현진을 통해서 충분히 그래도 되는 시기이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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