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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떠러지 위에 전원주택... '걸레도시' 된 용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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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 연재를 시작하며] 위험천만한 경사도 기준 완화가 불러온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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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랭이 논도 아닌데 산 정상까지 들어서는 주택개발 난개발 현장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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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클레인이 산 정상까지 계단을 만들고 있다. 다랭이 논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한 계단마다 전원주택이 한 채씩 들어선다. 숲을 전멸시키고 들어서는 전원주택,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여기는 더 심각하다. 시민들이 오르내리는 산 정상의 등산로까지 다 밀어냈다. 그 옆으로는 급경사의 낭떠러지다. 아차 하면 사고가 날 수 있는데, 고작 나일론 줄 한 가닥 매어놓았다. 산너머에 대학교가 있는데, 물류창고를 짓는다며 급경사의 산을 통째로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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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류창고 짓는다며 산 정상의 등산로까지 파괴한 막개발 현장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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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살펴본 장면은 한편 애교스럽다. 여기는 산이 싹둑 통째로 잘려나갔다. 산이 잘려나간 이 자리에 물류창고가 들어서고 있다.

요즘 용인시에서 벌어지는 난개발 현장들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전원주택과 물류창고와 산업단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난개발도 용인되는 용인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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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을 싹둑 잘라내고 물류창고를 짓고 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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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도 기준 완화, 그후

이처럼 용인시의 난개발이 더 심각해진 이유는 지난 2015년 전임 시장이 개발 가능한 경사도 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시민들과 시의회가 경사도 기준 완화가 난개발을 초래한다며 반대했지만 전임 시장은 굽히지 않았다. 아침에 시작한 시의회가 저녁 8시까지 수차례 정회를 반복한 끝에 경사도 완화 조례가 통과됐다. 덕분에 용인시 전역이 벌레가 파먹은 듯한 흉측한 도시로 전락한 것이다.

용인시 기흥구의 경우, 개발 가능한 경사도 기준이 17.5도에서 21도로 완화되었다. 경사도 완화 결과 기흥구의 산림이 얼마나 처참하게 망가졌는지 그 현장을 보자. 2009년과 2019년 현재 딱 10년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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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경사도 완화로 인해 파괴적인 막개발이 진행 중인 현장 ⓒ 네이버 항공사진,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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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 사방으로 산림이 파헤쳐지고, 위태로운 급경사지에 전원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이렇게 큰 마을이 형성되고 있지만, 마을 진입도로는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옛날 시골길 그대로다. 차 통행도 불편하고, 오가는 시민들의 안전도 우려된다.

더욱이 급경사의 경사지에 최대한 이익을 뽑아내기 위해 하늘을 찌르는 옹벽을 쌓고 집을 지었다. 세계적으로 지진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만약 지진이 용인에 발생한다면 용인시는 재난의 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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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경사지에 높이 13m의 옹벽을 쌓은 위태로운 전원주택단지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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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근 도시들, 난개발 몸살

다행스럽게도 용인시가 변화의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민선 7기가 시작한 지 한달 만인 지난 2018년 8월 난개발 해결을 위한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가 발족했다.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는 대학교수, 건축가, 난개발 피해 주민 대표, 시민단체 활동가 등으로 위원을 구성했다. 그리고 11개월 동안 1주일에 2회씩 회의와 현장조사를 거듭한 끝에 지난 7월 초 유형별 난개발의 원인과 대안을 정리한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는 개별 사업의 문제점을 정리한 난개발 실태조사와 대안 두 권으로 이뤄져 있다.

앞으로 용인시는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가 낸 백서에 따라 용인시가 조례를 바꾸어야 할 것과 중앙정부가 제도를 고칠 것으로 나눠 이 문제를 해결해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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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별 난개발의 원인과 대안을 담아낸 백서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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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용인시에서 벌어지는 난개발은 단지 용인시만의 일이 아니다. 인근 도시인 화성시, 광주시, 남양주시, 양평군 등 서울 인근도시마다 난개발로 도시가 황폐화되고 주민들이 고통당하고 있다. 용인시가 다른 도시보다 조금 더 심할 뿐이다.

광주시의 한 개발 현장을 보자. 어마어마한 면적의 숲을 밀고 산을 통째로 절단하고 있다. 이곳에 물류단지가 들어 설 예정이다. 개발 현장 앞엔 '교통지옥 해결하라'는 주민들의 아우성이 들려온다. 지금도 2차선에 불과해 교통이 불편한 곳인데 이렇게 큰 대규모 물류단지가 들어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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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광주시의 물류단지 공사 현장. 이렇게 숲을 파괴해야만 물류단지가 가능할까?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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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를 훼손하는 막개발이 용인시와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한민국에 법이 없기 때문일까?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있고, '경관법'과 '산림법'이 있다. 또 '환경영향평가'라는 제도뿐만 아니라 지자체마다 개발 관련 조례가 있다. 그런데 왜 전 국토가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을까?

법에 허점이 너무 많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난개발이 가능한 구멍이 뻥뻥 뚫려 있고, 경관법은 이름은 좋으나 난개발을 잡기엔 있으나마나 하고, 환경영향평가제도는 오히려 개발의 면죄부로 전락했고, 지자체 조례는 지역경제 활성화 명목으로 개발업자들의 이익을 위한 기준으로 뒷걸음치고 있다. 난개발을 해결하려면 지자체의 조례뿐 아니라 중앙정부의 법이 바뀌어야 한다.

난개발 치유를 위한 연재를 시작한다

최근 몇몇 개발사업에 관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개발업자들의 뒤를 봐준 용인시 공무원들의 부패가 적발되었다. 관련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아니면 개발업자들과 결탁한 공무원들의 부패로 난개발이 발생한다. 잘못은 공무원들이 하는데, 난개발의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고통으로 이어진다.

초등학교 앞산을 깎는 사업자의 고발로 나는 지난해엔 검찰로부터 징역 5년을 구형 받았으나 최근 대법원까지 무죄 확정을 받았다.
4억2천만 원 손해배상 청구를 받았으나 이 역시 항소심까지 기각되었다. (관련기사 : 김앤장에 맞선 목사... '1억원짜리 현수막' 걸리다 http://omn.kr/1jzms)

대법원까지 무죄판결로 끝났건만 해당 기업이 또 다른 이유를 들어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발했다. 며칠 전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나오라는 통지를 받았다. 기업의 잘못엔 눈감고 무고한 시민을 기소하는 무책임한 경찰과 검찰 탓에 대법원 무죄 판결까지 5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앞으로 또 얼마의 시간을 잃어버려야 할까?

법원을 오가는 지난 5년 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그 덕에 난개발로 신음하는 대한민국 산하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리고 용인시 난개발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난 11개월간 서울시 98%의 크기인 용인시 전역의 난개발 현장을 조사했다. 특위 위원들과 함께 만든 난개발 백서 파일 전체를 용인시청 홈페이지 시정소식란에 공개하여 누구나 다운 받아 볼 수 있도록 했다. 요즘은 용인시뿐 아니라 광주시, 화성시, 양평군, 강화도 등 우선 경기도 전역의 난개발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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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에 이사와 난개발에 눈을 뜨게 되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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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에게 물려줄 우리의 아름다운 산하를 지키기 위해, 난개발로 고통 받는 주민들의 피눈물을 예방하기 위해, 사람 살 만한 건강한 도시 건축을 위해 난개발 연재를 시작한다. 앞으로 대한민국 산하가 얼마나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는지 현장에 달려가 조사하고, 난개발의 유형별 원인과 대안들을 하나씩 제시할 예정이다.

최병성 기자(cbs50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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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앞으로 전국의 난개발 현장을 조사하고 원인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제보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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