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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리조트가 중국 해군 기지로 변신? 미국 경계의 눈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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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코콩주의 다라사코 리조트 조감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홍보되고 있다. 아시아트래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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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캄보디아의 한 대규모 리조트에 부쩍 집착하고 있다. 코끼리들이 노니는 캄보디아 최대 국립공원의 청정 해변을 따라 조성된 리조트여서가 아니다. 리조트가 중국의 해군 기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군사 전략적 경종이 잇따라 울려서다.

2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코콩주(州)의 보틈사코 국립공원 일대를 개발하는 다라사코(dara sakor) 리조트 프로젝트는 캄보디아 해안선의 20%를 차지하고, 싱가포르 면적의 절반에 버금갈 정도로 거대 규모다. 2008년부터 해당 부지를 99년간 임대 받은 중국의 연합개발그룹(UDG)은 사업비 38억달러(약 4조5,000억원)에 추가로 12억달러(1조4,000억원)를 들여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라사코 관광 프로젝트라 명명된 이 사업은 고급 리조트를 내세운다. 카지노와 골프장, 5성급 호텔과 현대적인 콘도, 상업빌딩 등 휴양 시설은 기본이고 △국제공항 △심해 항만(deep-sea port) △발전소 △의료 시설까지 완비하겠다고 천명했다. 올 초부터 본격 공사가 시작돼 언제 완공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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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코콩주의 다라사코 국제 공항 건설 현장.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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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다라사코 프로젝트의 어마어마한 규모와 범위에 대해 미국은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캄보디아에 군사력을 배치하려는 중국의 보다 큰 계획이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공항과 심해 항만 건설 계획에서 중국의 붉은 깃발이 아른거린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다라사코에 짓겠다는 국제공항은 연간 1,000만명의 승객을 수용하는 규모인데, 이는 수도 프놈펜 공항의 두 배다. 다라사코 리조트가 속한 코콩주의 연간 해외 방문객은 약 15만명 수준이다. 심지어 서너 시간 거리에 시아누크빌 공항도 있다. 굳이 새 공항이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위성 사진 분석가인 인도의 한 육군 대령은 “수심이 깊은 심해 항만도 관광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라며 “이는 하루아침에 해군 기지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심해 항만 건설은 중국의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진출 전략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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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10개 회원국 중 캄보디아가 중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 꼽힌다는 점도 미국의 우려를 더한다. 캄보디아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있어서도 같은 아세안 회원국인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입장 대신 중국을 편들었다. 최근엔 시아누크빌 인근 레암(Ream) 해군 기지에 대한 미국의 보수 지원 제안을 거절함으로써 가뜩이나 예민한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레암 기지에 중국 해군을 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미국의 지적에 캄보디아는 “미국의 자금이 더는 필요하지 않아서”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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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인근의 레암 해군 기지 전경. 최근 캄보디아 정부는 미국의 기지 보수 지원 제안을 거절했다. 크메르타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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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해군 기지가 리조트 부지에 들어선다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전략적 입지는 그만큼 강화되고, 확장될 수밖에 없다. 호주 시드니대의 한 연구원은 “캄보디아에 해군 기지가 있다면 중국은 동남아시아 주변 해역에서 유리한 작전 환경을 가지게 될 것이고, 동남아시아 본토는 잠재적으로 중국의 군사경계선 안에 놓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이 캄보디아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게 중국의 공식 입장이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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