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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상반기보다 6.6% 줄어든 4516만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이유로 올해 자동차 판매가 줄 것으로 예견은 됐지만 실제 감소 폭은 예상치(1~3% 감소)보다 훨씬 커 충격을 줬다.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은 올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이 작년 상반기 대비 12.4%나 줄었다. 1분기(-10.5%) 때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또 다른 성장 동력이었던 인도에서도 10.3% 줄었다. 선진 시장인 미국(-2.4%), 유럽(-3.1%)도 판매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 시장도 전년 대비 6.1%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 1분기 세계 자동차 시장이 6.7% 감소하자, 충격에 빠진 많은 업체가 상품성 높은 신차를 선보이거나 가격을 할인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반전에 실패한 것이다. 미국 CNN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최악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업계의 능력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표현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무슨 짓을 해도 피할 수 없는 '수요 절벽'에 가로막혔다는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수요 절벽'

자동차 수요 감소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지역별로 저마다 고민거리가 있다.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은 12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토종 1위 업체인 지리자동차는 최근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1조1451억원) 대비 40% 감소한 7000억원대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중소자동차 업체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중소업체들이 줄도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조선비즈

/그래픽=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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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의 부진은 전반적으로 미국과의 통상 갈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6.6%로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6.2%로 더 낮아질 전망이다. 경제 성장이 정체하면서 소비심리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작년 말 자동차 구매세 인하가 종료된 데다, 최근엔 전기차 보조금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차량 구매 유인책까지 축소되면서 수요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2020년쯤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던 인도의 하락은 충격적이다. 작년 2분기 8%대를 기록한 경제성장률은 올해 1분기 5.8%로 떨어졌다.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실업률(6.1%)과 금융권의 유동성 부족 문제 등의 영향이 크지만, 인도 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인도 매체 텔레그래프 인디아에 따르면, 품질이 좋아 오래 탈 수 있는 차가 많이 팔리면서 기존에 없던 중고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고, 올라·그랩 등 차량 공유 서비스도 자리를 잡았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을 뒷받침했던 게 중국·인도 시장이었는데, 그다음 제3의 시장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동남아는 인프라가 부족하고, 아프리카는 소득 수준이 아직 낮은 상황이라 당분간 급격한 수요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은 브렉시트와 이에 따른 경기 둔화가 자동차 수요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환경 규제에도 발목이 잡혔다. 유럽 주요 제조사들이 가장 강점을 갖고 있었던 디젤차가 시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했고, 리콜 등 이에 대한 비용이 늘어나면서 경쟁력에 타격을 입고 있다. 다임러는 리콜 영향으로 2분기 영업 적자를 예고했고, BMW는 지난 5월, 10년 만에 자동차 사업 부문에서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 추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자동차 시장이 오랜 호황을 지내면서 살 사람은 이미 다 샀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호황 기간 차 값도 많이 올랐다. CNBC는 '자동차 구매 시 평균 거래 가격이 사상 최고인 3만7000달러(약 4350만원)까지 올랐다'며 '신차보단 중고차 구매가 더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래차 대비 위한 제 살 깎기 돌입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차량 공유가 확산하는 등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자동차 시장이 뒤집혔다"고 말했다.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은 작아지고, 미래차 시대에도 대비해야 하게 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몸집 줄이기'에 나선 상황이다. 과잉 수준인 생산 설비와 인력을 축소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

GM과 포드는 각각 1만4000명, 1만5000명 감원 계획을 내놨다. 내연기관 세단 모델은 줄이고, 전기차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차종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7000명을, 재규어랜드로버·닛산은 각각 45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반년 새 발표한 감원 계획에 따르면, 최소 4만80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그렇게 아낀 자산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에 투자한다.

현대·기아차는 R&D에 35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는 데 수천억원을 쓸 계획이고, 르노도 1700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전기차 생산 설비를 갖추기로 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새로 내연기관 차를 사는 것보단 전기차를 기다렸다가 사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한 소비자가 적지 않다"며 "특히 차량 공유 사업의 경우 휘발유·경유보다는 전기를 활용하는 것이 압도적으로 유지 비용이 적게 들어 전기차 수요가 잔뜩 몰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국내 업체들도 친환경차·고성능차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b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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