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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차장, 합참의장 발언중 軍 질책 '월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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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망경' 관련 軍 화상회의서 사단장 질책, 軍안팎 "지휘권 무시"

北목선 입항 귀순 때부터 靑간섭 이어져… 軍 불만 목소리 커져

조선일보
김유근 〈사진〉 청와대 안보실 1차장이 지난 17일 서해 행담도 '잠망경 해프닝' 당시 장관·합참의장이 참석한 화상 회의에서 관할 부대장인 32사단장을 직접 질책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군은 그동안 심각한 안보 관련 상황이 발생하면 청와대와 협의를 통해 대응책을 논의한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김 차장이 장관·합참의장 앞에서 사단장을 질책하면서 군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군의 작전 지휘권을 무시한 채 월권적 간섭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군 고위 관계자는 "잠망경 해프닝 발생 당일 장관 이하 주요 지휘관이 참석한 화상 회의가 열렸는데 회의 말미에 김유근 차장이 32사단장을 직접 질책했다"며 "'작전을 왜 제대로 종결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해 사태를 이렇게 만들었느냐'는 취지였다"고 했다. 또 다른 군 고위 관계자는 "박한기 합참의장이 발언하며 작전 지도를 하던 상황"이라며 "김 차장이 갑자기 사단장을 직접 질책해 참석자들이 당황했다"고 했다.

이날 화상 회의는 서해 행담도 서해대교 인근 해상에서 '잠수함 잠망경 추정 물체를 발견했다'는 고속도로 순찰대원의 신고로 군 당국이 대대적인 작전을 펼치면서 이뤄졌다. 군 당국은 신고자가 '어망 부표(浮標)'를 오인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5시간여 만에 작전을 종료했다. 회의에는 정경두 장관과 박 합참의장을 비롯한 주요 지휘관, 32사단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 귀순이나 대북 경계 등에 대한 군 작전 지휘의 최고 책임자는 합참의장이다. 청와대는 군 작전 지휘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참고인' 자격일 뿐이다. 합참의장의 발언 도중 안보실 차장이 부대장을 직접 질책한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청와대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장관이나 합참의장의 입장이 상당히 애매해진다"며 "이전 정권에서도 청와대의 개입은 있었으나 최근처럼 군 작전 지휘권까지 간섭하고 나서는 건 도가 지나치다는 얘기가 많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중동에서 중요 군사작전이 있었을 때 합참의장 뒷자리에 앉아 관전만 했을 뿐 작전 상황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화상 회의 참석자는 "김유근 차장이 군 선배로서 일종의 의견을 내비친 것 아니었겠느냐"고 했다. 김 차장(육사 36기)은 육군참모차장을 지낸 3성 장군 출신으로 박한기 합참의장(학군 21기)보다 선배다.

군 안팎에서는 삼척항 목선 입항 귀순 사건 때부터 계속된 청와대의 지나친 간섭과 개입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정부는 당시 목선 입항 귀순 축소 은폐 의혹에서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유근 차장만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엄중 경고'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김 차장이 왜 경고 처분을 받았는지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군 안팎에선 "김 차장을 비롯한 청와대 인사들이 '삼척항 인근'이라는 왜곡·축소 브리핑에 일부 개입했던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었다. 작년에는 청와대 행정관이 군 인사 관련 설명을 듣겠다며 육군참모총장을 외부에서 만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었다.

군 관계자는 "입항 귀순 사건에서도 김유근 차장 등 청와대 측 인사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고, 그 과정에서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이미 한번 문제가 됐는데도 군에 대한 청와대의 통제와 간섭은 그치질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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