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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트럼프, 한·일 갈등 어디까지 개입할까? [뉴스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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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관련 첫 공개 언급 / 한·일 군사정보협정 파기 우려 등 / ‘양측 갈등 상황 심상치 않다’ 판단 / “동맹국과 대화”… 볼턴 한·일 급파도 / 일단은 당사자간 해결에 여전히 무게 / 전제조건 걸고 중재자역 여지 열어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한·일 갈등에 대해 오랜 침묵을 깨고 공개 발언을 한 것은 양측 갈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조치가 글로벌 무역체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데다 한·미·일 안보 공조의 핵심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점을 감안해 한·일 갈등의 조속한 해결에 나서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한국과 일본에 급파하는 데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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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저지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취재진에게 손 인사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해 양국 정상이 원하면 관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모리스타운=AFP연합뉴스


◆日의 세계기술 공급망 교란 우려 고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일 갈등과 관련해 양국 정상이 다 원하면 나는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보복 조치에 대한 국내외 비판 여론을 감안한 행보로 보인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 기업들은 세계의 지배적인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라며 “만약에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을 중단하면 그 고통은 전 세계 기술 공급망으로 파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현재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일본과 한국의 싸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것만큼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무역 분쟁이 일본 전자제품과 의류, 일본 여행 등에 대한 보이콧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일본이 세 번째로 큰 수출시장인 한국을 분노시켰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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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18일 오전 세종시 어진동 유니클로 앞에서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정권 규탄과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美, 한국의 GSOMIA 탈퇴 검토 ‘전전긍긍’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동맹인 한·일의 갈등을 바라보는 미국의 고민은 깊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 문제,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견제 등을 위해 한·미·일 3각 연대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한·일 갈등이 오래 지속할수록 대북 공조 등에서 균열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갈등 사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볼턴 보좌관을 한국과 일본에 긴급히 보낸 것도 한·미·일 동맹 유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0일 이와 관련해 “존 볼턴 보좌관이 대단히 중요한 동맹 및 우방국들과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 일본과 한국을 향해 오늘 출발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지난 18일 ‘GSOMIA 재검토’ 발언이 나오자마자 “GSOMIA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할 중요한 도구”라며 “미국은 한·일 GSOMIA를 전폭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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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면 중재 앞서 한·일 양자 해결 촉구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 갈등에 당장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우선은 당사자 간 해결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일 정상 모두가 원할 경우라는 전제조건을 걸어 중재자 역할 여지를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한·일 양국이 미국엔 중요한 우방국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두 사람을 다 좋아한다며 일본과 한국 사이에 관여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한·일 갈등 국면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은 처지인 만큼 미국이 당장 직접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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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신 양자 해결을 촉구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일 3국 협력을 거론하며 한·일 양국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일 갈등은 당사자들이 풀어야 할 문제’라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워싱턴·도쿄=정재영·김청중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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