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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1987 한국 대선 전 여당 부정선거 모의” 홍콩 언론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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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987년 11월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13대 대통령 선거 입후보자들의 포스터를 검토하고 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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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한국 대선 전에 여당이 부정선거를 모의했으며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패배하면 선거 무효 선언을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획득한 자료를 근거로 "여당 간부들은 노태우 후보의 (당선) 전망을 놓고 분열했으며, 선거를 조작하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광범위한 조작 계획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1987년 민주화 대투쟁의 결과로 쟁취한 대통령직선제 개헌에 따라 이뤄진 12월 16일 대선에서는 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여권 후보로 나왔으며, 야권에서는 김영삼, 김대중 후보가 출마했다. 노태우 후보가 36.6%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김영삼, 김대중 후보는 각각 28%, 27%를 득표했다.

11월 23일 작성된 CIA 정보 보고에는 "민정당은 군부와 노태우 후보의 관계 때문에 선거에서 노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갈수록 민감해졌다"면서 "그 결과 그들은 흑색선전과 투표 조작 등 더러운 술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보 보고가 인용한 한 소식통은 "여당 전략가들은 초기 개표 결과 노 후보가 패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경우, 조작의 증거를 날조해 전두환 대통령이 선거 무효를 선언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선 전 여당은 노태우 후보의 패배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했으며, 그 결과 선거를 조작하고자 하는 상세한 계획을 작성했다고 CIA 자료는 전했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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