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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F초점] 똑똑해진 '일본 불매운동' 진화…여행∙항공∙롯데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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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감정적으로 불매운동에 접근하지 않는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이성∙자발적으로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손님이 없어 한산한 유니클로 롯데타워점의 모습. /잠실=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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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자발적' 참여로 빠르게 확산…여행업 종사자 77% '매출 줄었다'

[더팩트 | 신지훈 기자] 일제 불매운동이 제대로 불이 붙었다. 불매 분위기가 하루가 다르게 거세지고 있다.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그 방법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일본산인지 알기 힘들었던 제품들까지 속속 찾아내고 이를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등 자발적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불매운동 영향 하에 놓인 일본계 회사들의 직원들도 불매운동 영향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행업계, 항공업계는 물론 롯데계열사 직원들 다수가 불매운동으로 회사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똑똑해진 소비자들...'감정'적인 불매운동은 없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점차 확산되며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참여율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8일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17일 전국 성인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 실태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한 결과, '현재 참여하고 있다'는 응답이 54.6%에 달했다. 이는 지난주 첫 조사보다 6.6%p 상승한 수치다.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온라인에서는 일본제품 리스트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리스트를 자세히 살펴보면 평소 일본제품이었는지 몰랐던 상품들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어 온 일본제품들이 불매운동을 계기로 주목 받게 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일본제품을 찾아내 자발적인 업데이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일본제품 정보를 제공해주는 '노노재팬' 사이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단순히 일본제품을 사지말자는 것이 아니라 대체 가능한 국산품까지 안내하며 소비자들에게 근본적인 소비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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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품 정보를 알려주는 '노노재팬' 사이트의 모습. 노노재팬은 일본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품까지 안내하며 소비자들에게 근본적인 소비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노재팬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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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9일 "과거 일본제품 불매운동 양상은 특정 브랜드 또는 제품에 한정해 진행됐던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의 불매운동은 그 양상이 다르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이 똑똑해졌다. 감정적인 접근이 아닌 이성적인 접근으로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일본 관련 제품들을 찾아 나섰으며, 막연히 일본제품을 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대신할 국산제품을 찾아 소비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불매운동의 악영향으로 피해를 보는 영세 상인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소비자들은 이들의 생업은 지켜줄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온라인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누리꾼은 "무작정 일본과 관련이 있다고 해서 불매운동을 벌이지는 말자"며 "동네 일식집을 가지 않은 것이 과연 올바른 불매운동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 불매운동은 당연한 것이되, 애꿎은 상인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도록 하자"고 말했다.

◆여행∙항공업계 '불매운동 여파 상당하다'...롯데도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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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앱 블라인드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행 및 항공업계가 불매운동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매운동 영향을 받고 있다'는 상위 10개 회사 중 롯데 계열사도 4곳이나 포함됐다. /블라인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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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회사에 재직 중인 임직원들도 불매운동의 여파가 실제로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앱 블라인드가 직장인 1만8224명을 대상으로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매운동의 파장은 여행업계와 항공업계에서 두드러졌다.

직장인 전체 결과를 보면 불매운동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응답이 81%로 가장 많았으며, '매출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15%였다. 그러나 응답자가 여행업계 재직자인 경우 77%가, 항공업계 재직자인 경우 53%가 '불매 운동으로 회사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회사 1위는 티웨이항공(92%)이었다. 이어 순서대로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91% 진에어 90% 롯데하이마트 88% 하나투어 84% 모두투어 81% 롯데쇼핑 71% 제주항공 67% 롯데칠성음료 67% 동아오츠카 65% 순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상위 10개 회사 중 롯데 계열사가 4곳이나 포함됐다는 것. 실제 지난 17일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한국 내 불매운동에 대한 '국내에 있는 일본계 회사 내부반응'을 묻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롯데쇼핑 한 관계자는 "죽겠다, 요즘 장난 아니다"라고 댓글을 남기며 롯데가 불매운동 여파에 된서리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불매운동에 대해 직장인들은 찬성하는 목소리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75%가 '불매운동을 찬성한다'고 응답했으며, '반대한다'는 의견은 16%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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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블라인드 게시판에 '국내에 있는 일본계 회사 내부반응'을 묻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대해 롯데쇼핑 한 관계자는 "요즘 힘들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블라인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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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j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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