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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매경춘추] 직장, 일터 아닌 배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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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모든 기업들은 게임 체인저가 되고 싶어 한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를 도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특히나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더 갈피를 잡기 어렵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본사 최고경영자(CEO)에게 한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보고를 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경기가 안 좋을 때일수록 직원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교육하기 딱 좋을 때이니 교육에 집중해 보라." 당장 눈앞의 영업이 걱정인데,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하라니, 그런 큰 그림을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하지만 게임 체인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 디지털 혁신을 하라고 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지금 가지고 있는 과거의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것이 혁신인 것처럼 추진한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밀레니얼들이 자발적으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도록 북돋아줘야 기업 내에서 게임 체인저가 나올 수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이런 기술들은 그냥 도와주는 수단일 뿐이다.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지식과 노하우에 접근하는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뿐, 인간의 생각에 대처하지는 못한다.

기업이 게임 체인저가 되려면 첫째, 기업에 대한 정의를 일터가 아니라 배움터로 바꿔야 한다. 학교에서 배워온 것을 활용해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계속 배우고 결과물을 통해 진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지금의 글로벌 경제는 배우고, 또 배우고, 다시 배워야 하는 배움의 경제(Learning Economy)이다. 이런 경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정 교육 프로그램을 일회성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자체가 배움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기업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그 아이디어를 실험하면서 배우고, 익혀야 한다. 위험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가상 경험을 활용해서 계속해서 실험하고 경험하고 배우게 해 스스로 문제도 찾고, 답도 찾을 수 있게 해야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직원들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기업 내에서 인재를 맞이하고, 대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잔디가 깔린 축구클럽에서 축구 기술을 기본기부터 하나씩 체계적으로 배운 세대이다. 그런데 회사는 어떤 곳인가.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실전에서 부딪치면서 회사와 시장과 고객을 알아가라고 하고 있지 않은가. 축구클럽에서 비싸게 배운 기술을 사용해 볼 기회조차 없을 때가 많다.

시장을 바꿀 게임 체인저를 멀리서 찾지 말자. 바로 우리 내부에 있다. 매일매일 새로운 가설을 만들어 도전해 보고, 경험해 보는 환경을 제공해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직원들을 양성해야 한다.

[조영빈 다쏘시스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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