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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안 바라보던 정부 허탈…“경기악화 막을 ‘실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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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임시국회 마지막날도 빈손

여야 잇단 접촉에도 주요 합의 불발

한국당 ‘북 목선 국조’도 다시 요구

민주당 정치적 공세 우려해 거부

22일 3당 원내대표 다시 회동키로

7월 임시국회 개최 여부 등 미지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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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회의는 없습니다.”

19일 저녁 6시30분. 반시간 남짓 문희상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의장실을 나온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회의 결과를 기다리던 취재진 사이에서 허탈한 한숨이 새어나왔다. 6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이날 문희상 의장이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을 두번이나 의장실로 소집해 ‘타결’을 시도했으나 끝내 불발에 그쳤기 때문이다.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지만 추후 일정과 관련해 일부 합의된 내용은 있었다. 주말 냉각기를 가진 뒤 월요일인 22일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을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또 22일 오전 문 의장 주재로 3당 원내대표 회동을 다시 열어 나머지 현안들을 논의하기로 했다. 사실상 모든 결정을 사흘 뒤로 고스란히 미뤄놓은 셈이다.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타결의 접점을 찾기 위해 아침부터 전화통화와 만남을 거듭했다. 오전 10시30분쯤 국회 운영위원회 사무실에 3당 원내대표들이 모였지만 회동은 30여분 만에 파했다. 문을 나서는 원내대표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수용을 안 한다”고 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좀 있다가 또 만나야죠”라는 짧은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답답한 상황이다. 양쪽이 조금씩 양보하고 가야 하는데 좁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오후 1시30분, 중재안을 마련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원내대표들을 불러 설득에 나섰다.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을 처리하고 사흘 뒤인 22일에 추경안과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한번 더 열자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는 민주당에 의해 거부됐다.

이후 3당은 의원총회를 여는 등 각자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추경안 처리를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니 자정까지 국회에서 대기해달라’는 문자를 소속 의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저녁 6시, 문 의장 주재로 3당 원내대표들이 다시 만났다. 이후 3당은 본회의 무산을 선언했다.

수차례 회동에도 이처럼 협상이 꼬인 것은 ‘안 좋은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민주당 지도부의 완강한 태도와, 리더십이 취약한 한국당 지도부의 ‘성과에 대한 집착’이 원인이었다. 추경의 조건으로 국방장관 해임안 처리를 연계했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 목선 입항 사건 국정조사를 민주당에 제시할 선택지로 추가했다. 여당이 원하는 추경안을 처리하려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들어줘야 한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후 의원총회에서는 국정조사를 수용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추가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도부는 ‘그동안 국방 관련 사안으로 국정조사를 한 적이 없을뿐더러 목선 같은 사소한 사안으로 국정조사를 하면 나중에 걸핏하면 국정조사를 들고나올 것’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이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이해찬 대표는 ‘어차피 한국당은 추경안을 처리해줄 생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선 해임안도 국정조사도 안 된다’고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당 관계자는 “북한 목선 국정조사가 자칫 청와대 핵심을 겨냥한 공세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지도부가 우려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전망도 밝아 보이지 않는다. 여야는 국회 예결특위에서 추경안 심사는 계속하기로 했지만 본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 추경은 무산된다. 외통위에서 통과시키기로 한 일본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도 본회의 처리를 위해선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요구조건을 바꾸지 않는 한 7월 임시국회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아무것도 정리된 게 없다. 민주당은 앞으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한다. 누가 여당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추경안 통과를 기대했던 기획재정부는 허탈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미-중 무역갈등 등 영향으로 세계경제가 둔화한데다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더해졌지만, 급격한 경기 하강을 방어할 ‘실탄’이 없다”고 말했다.

장나래 서영지 김미나 노현웅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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