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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꼴찌 성적표’ 롯데, 감독·단장 ‘동반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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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이윤원 “책임 통감”

주전 포수 등 약점 해결 못해

경기력 하강에 팬심도 ‘냉랭’

공필성 수석코치 ‘감독대행’

경향신문

양상문 롯데 감독 | 이윤원 롯데 단장


‘최하위’ 롯데가 올스타 휴식기 시작과 함께 감독과 단장이 동반 사퇴했다.

롯데는 19일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자진 사퇴 요청을 했고,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단 운영의 핵심인 감독과 단장이 시즌 중에 동반 사퇴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롯데는 공필성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해 후반기를 치를 예정이다.

양상문 감독은 “강한 ‘원팀(One Team)’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기대에 많이 부족했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2014년 11월부터 구단 운영의 실무책임자였던 이윤원 단장도 ‘프런트가 책임을 진다’는 생각으로 사임을 요청했다.

롯데는 전반기를 34승2무58패 승률 0.370으로 10위로 마무리했다. 10개 구단 체제 후 처음으로 전반기 ‘꼴찌’ 성적표를 받았다. 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V3’를 외치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기에 더욱 암담한 성적이었다.

지난해 LG 단장을 지냈던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 14년 만에 다시 고향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이대호, 손아섭 등 과거 제자들을 데리고 다시 팀을 상위권으로 올려놓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 시즌부터 약점으로 꼽혔던 주전 포수와 3루수 등의 문제는 육성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양 감독의 장점인 투수 성장도 계획대로 잘되지 않았다. 명백한 약점이 있음에도 스토브리그 동안 이윤원 단장이 이끄는 구단 운영진은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시즌 중 문제점을 바로잡으려는 노력도 허탕이 됐다. 대만에서 뛰던 헨리 소사를 영입하려 했으나 1위 팀 SK에 빼앗기고 말았다. 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SK에서 방출된 브록 다익손을 데리고 왔다. 구단 측의 미숙한 일처리는 비난의 대상이 됐다.

선수단의 경기력도 시즌을 치를수록 떨어졌다. 팀 타율 0.257로 9위, 팀 평균자책은 5.18로 10위로 투타 모두 저조했다. 팀 실책은 75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프로답지 않은 플레이를 종종 보여 조롱의 대상이 되곤 했다. 승리에 대한 의지를 상실한 선수단의 팀 분위기가 고스란히 경기에서 드러났다. 연봉 1위 팀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팬심도 냉랭해졌다. 롯데 홈구장인 사직구장은 ‘지상 최대의 노래방’이라고 불렸으나 올 시즌에는 텅 빈 관중석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3승10패로 저조한 성적을 냈던 7월 평균 관중 수는 8642명으로 만 명이 채 되지 않았다.

롯데 측은 “감독과 단장의 동반 사임은 앞으로는 있어서는 안될 매우 불행한 일이다. 대오각성의 기회로 삼겠다”며 새 단장 선임 계획을 함께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각성이 과연 팀에 어떤 효과를 불러올지 예측할 수도 없는 암담한 상황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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