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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예술을 바꾸다] AI가 창작하고, 온라인으로 세일즈, 블록체인으로 유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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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그린 그림, 낙찰 예상가 40배 넘는 5억원에 낙찰

전통 경매회사들도 온라인 판매 확대

블록체인 통한 예술품 거래유통 투명성 증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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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지난해 세계 미술계의 가장 큰 이슈는 크리스티 경매에서 43만2500달러(약 5억원)에 낙찰된 한 ‘에드먼드 벨라미의 초상화’였다.

수백, 수천억원의 고가 낙찰품이 즐비한 크리스티에서 이 그림이 화제가 된 건 작가가 사람도, 동물도 아닌 인공지능(AI)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예술가와 연구원으로 이뤄진 프로젝트팀 오비어스(Obvious)는 2014년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알고리즘을 개발, 14~20세기 그려진 1만5000개의 초상화를 학습시켜 ‘벨라미(Belamy) 가(家)’ 초상화 연작 11점을 창조했다. 크리스티에서 팔린 건 이 가운데 하나다.

중요한 건 오비어스가 이를 창조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벨라미가 가상의 가문이라서가 아니다. 단순히 기존 작품을 답습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기존 화풍을 ‘변주’해 인간의 창작과 유사하게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물론 지구상 어떤 기계도 ‘생각’이란 걸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를 완전한 창작으로 볼 수 있느냐의 논란은 여전하다.

하지만 예상 낙찰가가 1만 달러 수준이었던 그림이 40배가 넘는 가격에 팔렸다는 건, 그만큼 새로운 기술이 바로 지금 그리고 앞으로 예술에 미칠 영향과 변화를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작이 새로운 기술과 관련한 논란이 한창이데 비해 예술품 유통과 거래, 전시는 이미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아트넷(Artnet), 아트시(Artsy)처럼 온라인으로만 운영하는 갤러리와 경매 업체가 나타나는 등 유통과 판매의 온라인화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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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보험사 히스콕스가 발표한 ‘2019년 온라인 예술품 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예술품 판매는 2013년 15억7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6억3600만 달러로 3배 가량 급성장했다. 주요 경매회사의 온라인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헤리티지의 온라인 판매 금액은 2015년 3억4400만 달러에서 지난해 5억 달러에 육박했다. UBS의 ‘2018년 예술시장 보고서’ 역시 2017년 온라인으로 거래된 미술품 규모는 전체 미술 시장의 8.5%로 2013년 4.9%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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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는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의 취향을 기반으로 이미지를 인식하고 예술품을 추천하는 기술을 가진 인공지능업체 스레드 지니어스(Thread Genius)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하루에도 수없이 솓아지는 예술품을 맞춤형으로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히스콕스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millenial)에 해당하는 20~30대의 79%가 최근 12개월 동안 온라인에서 예술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65%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SNS)가 예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이를 토대로 앞으로 온라인 시장의 적극적인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블록체인 기술 역시 예술과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검증된 정보는 편집할 수 없고 그 정보는 구성원 모두가 볼 수 있다는 점은 예술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작품명, 거래과정, 최종 낙찰가격 등 모든 거래 정보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해 이를 디지털 인증서 형태로 발급해 판매하면 구매 희망자들은 보안을 유지하면서 손쉽게 작품의 진위 여부를 식별해 구매할 수 있다. 재판매 역시 용이하다. 이미 지난해 앤디 워홀의 작품 ‘작은 전기 의자’ 14점은 디지털 인증서로 변환돼 분할 판매되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앨런튜링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예술 시장 2.0 : 시각 예술계의 블록체인과 금융화’ 보고서는 블록체인을 통한 디지털 거래내역서(Digital ledger)가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미술 시장의 유동성과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미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는 등 예술이 금융산업의 한 부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바르게 관리되지 않으면 몇몇 기업이 이를 독식해 시장이 지배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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