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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송이 코트’ 후 5년… 공인인증서, 대출 외엔 필요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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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2019-06-12(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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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인터넷ㆍ모바일) 금융거래 시 고객의 신원을 확인해주는 온라인상의 주민등록증 ‘공인인증서’의 위세가 점차 꺾이고 있다. 2014년 드라마 속 ‘천송이 코트’의 유명세를 계기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가 폐지된 후 시중은행들은 자체 인증서를 개발하거나 4~6자리 비밀번호 등 훨씬 간소화된 인증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진화하는 자체 인증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공인인증서로 인한 고객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KB모바일인증서’를 최근 출시했다. KB모바일인증서는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신분증 촬영 등 절차를 거치면 회원가입부터 통장 개설, 예ㆍ적금 상품가입, 카드 발급 등 거의 모든 거래가 모바일로 가능하다.

특히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체ㆍ송금이 보안카드나 일회용비밀번호(OTP) 없이 최대 5억원까지 가능하다. 인증서의 유효기간도 없어 한번 발급받으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발급받은 인증서를 1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5월 모바일뱅킹 앱인 ‘i-ONE뱅크’를 전면 개편하면서 공인인증서를 없애고 자체 인증 방식을 도입했다. 6자리 비밀번호만 누르면 통장 개설, 상품 가입, 이체, 예금담보 대출(300만원 이하) 등이 가능하다. 신한은행도 공인인증서 인증, 로그인이 없어도 모바일 앱을 켜 보낼 곳과 금액만 설정한 뒤 계좌 비밀번호만 누르면 하루 100만원까지 이체 가능한 ‘바로이체’ 서비스를 5월 내놨다.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도 일정 금액까지는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이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공인인증서 없이 가능한 업무를 확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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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주요 시중은행 비대면 거래 시 간편해진 인증 사례/김경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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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위상은

이처럼 은행들이 자체 인증서나 인증시스템을 도입하는 건 관련법에 따라 금융결제원 등 소수 인증기관이 발급하는 공인인증서를 의무 사용해야 하는 규정이 ‘천송이 코트’ 논란을 계기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로 중국인들이 주인공 천송이가 입은 코트를 ‘직구’ 하려 했으나 국내 공인인증서 시스템 탓에 포기했다는 얘기가 퍼지자 금융당국은 같은 해 5월 전자금융감독 규정을 개정해 인터넷쇼핑 등 전자상거래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를 폐지했고, 이듬해 3월에는 전자금융거래에도 사용 의무를 없앴다.

이에 따라 공인인증서도 다른 사설 인증서와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됐고, 100% 비대면 거래를 해야 하는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서 은행들은 생체 인증, 스마트폰 인증 등 다른 수단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에는 은행연합회 주도로 보안ㆍ편의성이 강화된 블록체인 기반 은행공동인증서비스 ‘뱅크사인’도 출시됐다.

다만 여러 단계 심사과정이 필요한 대출에서 공인인증서의 위상은 아직 난공불락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은 국세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을 통해 대출 신청자의 소득정보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 기관들이 인증수단을 공인인증서로 한정해 아직은 필수적”이라며 “전자서명법 등 관련법령에서 대출계약 관련 효력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설 인증서 보다 공인인증서를 인정하고 있어 은행 자체 인증 시스템만으로는 아직 여의치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인인증서 폐지를 추진 중이어서 은행들의 자체 인증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KB금융지주 소속 증권 보험 등 관계사로 자체 개발 인증서를 확대해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대신 다양한 인증 수단을 활용할수록 은행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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