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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물러나는 메이 英총리 '역시'…"브렉시트 못해 실망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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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된 국민 단결 위해 노력…노딜은 영국에 불리"

실용주의·중도 강조…"타협 정신 중요"

뉴스1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에서 고별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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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7일(현지시간) 고별 연설에서 전 세계 포퓰리즘 정당의 부상을 비판하고 브렉시트를 해결하지 못한 것을 한탄했다.

CNN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에서 총리 자격으로 사실상의 마지막 연설을 했다.

메이 총리는 "대내외적으로, 실질적으로나 분위기로나 정치 상황이 걱정된다"며 "우리의 모든 성공이 딛고 있는 가치들을 당연하게 여겨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공동이익에 의한 타협 정신은 우리 시대 몇몇 중대한 글로벌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매우 필수적"이라며 실용주의와 온건함을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고립적 세계관을 비판하며 파리기후협약과 이란 핵합의 등 국제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란 핵합의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기 결정에 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뼈를 깎는 실용주의와 타협으로 그 협상을 이뤄낸 것"이라며 "우리가 그 협상 결과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이란의 핵무기를 막고 지역 안정을 유지하며 우리가 모두 궁극적으로 찾고자 한 결과를 얻기 위해선 남아 있는 것이 최선이다"고 주장했다.

또 브렉시트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표현하며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 일까지 걸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메이 총리는 앞서 브렉시트 협상안을 의회에 세 차례나 냈지만 모두 비준되지 못했다.

그는 "2016년 국민투표 이후 분열된 국민들을 하나로 단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가 걷는 길이 무엇이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해야 하고 브렉시트는 우리 나라를 다시 예전처럼 하나로 되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가 영국에 불리한 결과가 될 것이라면서도 유력한 후임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존슨 전 장관은 그동안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메이 총리는 "나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노딜보다는 협상에 의한 브렉시트를 선호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문제는 의회가 이 협상안을 비준해야 할 때 우리 정치가 후퇴한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이 자주 언급했던 '중도'를 인용하며, 총리직에서 내려오면 다시 보수당으로 돌아가 온건한 정책을 계속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공통점을 찾고 진전을 이루기 위해 타협할 준비를 하는 것은 가치와 신념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메이 총리는 다음 주 새 보수당 대표가 선출되면 3년 만에 물러나게 된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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