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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똥 냄새로 창문도 못 열고 밥 먹기도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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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 돼지분뇨처리장 악취 민원... "시설개선 사업 추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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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입구부터 사업장 입구까지 중간마다 사업장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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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돼지 똥 악취로 진동하고 있다. 창문은 열지도 못하고 밥 먹기도 역겨운 냄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심해진다. 자식들이 찾아와도 냄새난다며 가버린다. 공주시는 조금만 참아 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17일 지속적인 악취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른 아침에 찾아간 충남 공주시 이인면 운암리는 금강에서 600m 정도 인접한 거리에 있다. 지방도 651호선 한적한 강변도로 입구에는 마을 주민이 내건 현수막이 걸려있다.

'하늘채, 석계, 자원순환센터는 각성하라!!! 더 이상은 못 참겠다'
'공주 최고의 청정지역과 우리주민이 쓰레기와 똥냄새로 병들어간다!!'


5~6m 정도의 비좁은 도로를 끼고 작은 개천이 금강으로 흘러들고 있다. 마을로 향하는 길목에 공주시자원순환센터도 보였다. 우측 산자락은 벌거숭이 상태로 간벌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원순환농업센터 하늘채(주)'라고 적힌 작은 간판이 보였다. 차에서 내리자 돼지 분뇨 냄새가 밀려왔다.

"악취 심해 사람이 살지 못하는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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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장으로 들어온 돼지 분뇨 중 찌꺼기는 걸러서 퇴비로 생산되고 액비는 저장고에 보관한다. 이 과정에서 액비가 넘쳐서 흘러내리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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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현수막을 걸던 주민들이 기자를 반갑게 맞아줬다. "꼭 보여줄 게 있다"는 김영재(63)씨를 따라 올라간 사업장 옆으로 분뇨처리장에서 돼지 분뇨를 처리하고 액비(액체 비료)를 담아 놓은 2층 높이의 거대한 통 6개가 보였다. 통에는 시커먼 물질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고 바닥에 넘쳐 흘러내린 것들도 다닥다닥하다. 김씨가 말문을 열었다.

"낮에도 밤에도 더워도 문을 열 수가 없다. 심할 때는 문을 닫아놓아도 냄새가 지독하게 들어온다. 구역질이 날 정도로 심각하다. 하루에도 수없이 돼지분뇨를 차량으로 가져와 여기에 퍼 놓는다. 찌꺼기는 퇴비를 만들고 액비는 이곳에 저장해서 발효시킨다. 2010여 년에 들어왔는데 처음에는 이렇게 냄새가 심하지 않았다가 3년 전부터는 사람이 살지 못하는 지경까지 치달았다.

(사업자) 얘기를 들어보니 구조물이 다 녹슬고 썩어서 작동이 안 돼서 그렇다고 한다. 그렇다면 노후가 되기 전에 수리해야 하는데 돈 들어가서 그런지 안 하고 있다. 작년에 김정섭 공주시장이 방문했을 때 문제를 지적했더니 저감시설을 갖춘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작년에 공장에서 흘러내린 똥물이 하천을 타고 저 아래까지 흘러갔다. 그때 사진을 찍고 신고했으나 아무런 개선도 없었다."


사업장을 돌아보고 내려오자 주민들이 몰려와 있었다. 사업장 입구에 현수막을 걸고 피켓도 가져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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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공주시 이인면 운암리 주민들이 거주하는 민가와 인접한 곳에 사업장이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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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민은 "사람들이 지역이기주의라고 욕할 수 있지만 이는 모르는 소리다. 인근에 공주시 화장장(추모공원 나래원)이 들어설 때도 우리는 반대하지 않았다. 옛날에는 주민들이 여행 한 번 가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마을이었다. 그런데 이 공장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 마을 피해도 없고 마을에 매년 발전기금 500만 원을 준다고 해서 생각 없이 주민들이 동의해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이 공장이 들어서고부터는 냄새가 나서 그런지 땅값이 떨어지고 매매도 안 된다. 마을에 들어오는 사람도 없어서 조금씩 주민도 감소하고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순진한 시골 사람들이 자기 다리 잘라 먹는 것도 모르고 동의한 꼴이 되어 버렸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소정 이장은 "운암리에 40가구 정도가 살고 있다. 관리만 잘해도 냄새는 덜하다. 그런데 관리를 잘못한 것이다. 그래서 모든 문제가 관리 소홀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수없이 공주시 환경과, 축산과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늘 기다려라, 대책을 세워주겠다는 등등의 말만 한다. 그동안 해준 것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발 밥이라도 먹도록 해달라고 공주시에 수없이 건의했다. 그런데 아직도 똥물이 넘치고 냄새가 나고 있다. 이는 명백한 관리 소홀이다. 사업장 상무에게도 냄새 좀 안 나게 해달라고 했다. 하고 있다는 말만 한다. 최근에 기자가 찾아와 취재하고 나서부터는 똥물만 내려오지 않는다. 우리가 공장을 못 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냄새만 좀 덜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소연했다.

서승열 공주시의원은 "처음 설립할 때 마을에 지원하고 시설에 취직도 시켜준다고 해서 들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 주민들은 냄새 때문에 살지 못한다고 한다. 민원이 발생하면 사업자가 주민들에게 사과도 하고 냄새를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진입로를 막으면 고소·고발하겠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리자가 잘못해서 액비가 넘치는데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또 시가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시도 보조금만 지원할 게 아니고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최선을 다해서 냄새를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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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하는 중간에도 축산 분뇨를 실어 온 차량이 사업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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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농업센터 하늘채(주)' 이아무개 상무는 "2010년에 개인이 투자한 법인체로 시설 개선이 쉽지 않다. 10개 돼지 농가에서 분뇨가 들어온다. 1t당 2만 5000원 정도 받고 있지만, 기계·장비 고치고 인건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액비는 저장했다가 12월 말부터 논에 무료로 뿌려주고 나중에 정부 보조금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몇 개월 전에 기자가 냄새난다고 보도해서 관청에 답변하고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최선을 다해서 하는데 이렇게 (민원을) 자주 하면 어떻게 해먹을 수 있나. 여름에는 110t, 겨울에는 80t 정도 들어온다. 날씨에 따라 오전만 작업하고 일요일은 하지 않는다. (액비통) 넘치는 것은 끓어서 넘쳐야 액비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모터 돌려서 액비가 되는 과정에서 거품이 난간대에 조금 흐르는 건데 큰 문제는 없다. 밖으로 유출만 안 되면 된다"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공주농업기술센터 축산과 담당자는 "7월 1일 자로 업무를 맞아서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시설보안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알고 있다. 저희도 주민 불편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공주시 환경보호과 담당자는 "지난 5월에 악취방지시설 고장 방치로 해당 사업장을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현재 공동자원화시설개보수 지원화 사업 계약 중이다. 8월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액비통에 흘러내린 부분이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현장에 나가 보겠다"고 답했다.

취재가 이뤄지는 도중에도 돼지분뇨를 싣고 온 차량이 사업장으로 들어갔다. 충청남도와 공주시 마크가 찍힌 탱크로리에는 '이 차량은 2017년에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구입된 것입니다'라고 적혀있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지원받은 시설에서 악취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국비·도비·시비 등으로 지원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김종술 기자(ebaekj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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