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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어떻게 마이바흐를 손에 넣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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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옥 지하 3층 주차장에는 몇 해 째 운행하지 않는 차가 한 대 있습니다.

독일 벤츠사의 마이바흐, 삼성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기 전 즐겨탔던 차량입니다.

한화 김승연 회장도 야구장에 이 차를 타고 나타나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국내에선 이른바 '회장님 차'로 불리는 마이바흐는, 벤틀리 롤스로이스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꼽힙니다.

아무나 살 수 없는 가격을 자랑합니다.

옵션과 모델에 따라 5억 원에서 최고 90억 원까지 한마디로 억소리 나는 차입니다.

누가 이 차를 타고 나타났다더라 목격담 만으로 화제가 되곤 하는데, 그 주인공 중 한 명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입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그리고 올해 베트남 2차 정상회담 김 위원장의 의전 차는 모두 마이바흐였습니다.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 때는 이렇게 차량 내부가 살짝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김정은이 앉는 좌석 앞에 검정색 모니터 일부가 보이고요 용도를 알 수 없는 붉은 색, 흰 색 버튼이 부착돼 있습니다.

차량 뒷 바퀴에는 마이바흐 로고가 선명합니다.

정확한 모델명은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입니다.

주로 정상들 의전용으로 쓰이는 최고급 방탄차입니다.

특수 제작된 문은 항공기와 맞먹는 두께여서 소총과 수류탄으로도 뚫을 수 없습니다.

화염병에 타지 않도록 외관은 특수 방화 처리했고 화학 가스 공격에 대비한 산소 공급 시스템도 갖춰져 있습니다.

타이어 네 개가 동시에 터져도 시속 100㎞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소문난 자동차광입니다.

"3살 때 운전대를 잡았고 8살엔 비포장도로를 질주했다"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런 내용이 북한 교과서에 실려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소유한 차량은 마이바흐 외에도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날 때 타고 왔던 이 롤스로이스 팬텀 등 백여 대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런 취향을 배려한 것인지 자랑하려는 것인지 몰라도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 만났을 때 자신의 의전차량인 '비스트' 내부를 직접 보여주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궁금한 건, 북한이 어떻게 이런 고급 외제차를 사들일 수 있었냐는 겁니다.

마이바흐나 롤스로이스 팬텀 같은 고급 차량들은 유엔이 지정한 대북제재 품목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으로 직접 수출할 수 없다는 얘기죠.

중국이나 제3국을 거쳐서 들여오지 않았겠냐 추측만 무성했는데 그 경로를 추적한 외신보도가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이 위성사진을 정밀 분석해 내놓은 결관데요.

시작은 지난해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였습니다.

배에 실린 마이바흐 두대는 여기서 중국 다롄으로 가 일본 오사카를 거쳐 부산항에 왔습니다.

부산항에서 토고국기가 그려진 화물선으로 옮겨졌는데 이때 잠시 종적을 감춥니다.

선박 위치를 알려주는 자동식별장치를 끈 겁니다.

국제 감시를 피하는 대표적 수법입니다.

이 화물선은 이후 러시아 나홋카에 도착해 고려항공 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평양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넉달간 5개 나라를 거친 복잡한 경로입니다.

김정은 전용차를 마지막으로 러시아로 실어나른 화물선은 현재 '북한 석탄 운송' 혐의로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위원장의 고가 외제차와 함께 현송월 단장의 샤넬 백도 구설에 오른 바 있죠.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고가의 사치품은 자동차 주류 모피 등등 포함해 김정은 위원장 집권 6년동안 무려 4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모두 지난 2006년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한 대북 반출 제한 품목들입니다.

어떻게 보면 대북 제재에 그만큼 허점이 많다는 뜻이기도 할텐데요.

대북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허를 찔린듯한 느낌이랄까요.

유쾌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친절한뉴스 였습니다.

이윤희 기자 (heey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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