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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한끼에 4000원… 요즘 뜨는 맛집은 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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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 개방된 경찰서 식당, 가성비 뛰어나 손님 줄이어

용산署 식권 매달 1000장 팔려… 제육볶음·쌈 메뉴 최고 인기

조선일보

서울 혜화경찰서·용산경찰서 구내식당의 4000원 점심 메뉴들. 푸짐한 제육볶음(위 사진)이나 닭가슴살 데리야키 반찬이 인기다. /네이버 블로그 캡처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일하는 심재인(24)씨의 사무실 책상에는 식단표가 붙어 있다. 남대문경찰서 식단표다. 마음에 드는 메뉴가 있는 날 점심시간이면 경찰서에 간다. 심씨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돈가스다. 1층에 신분증을 맡기고 방문증으로 교환한 뒤 7층 식당으로 향한다. 심씨는 "남대문서 구내식당 한 끼는 5000원인데 주변 식당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라며 "동료들 사이에선 '숨겨진 맛집'으로 통한다"고 했다.

서울시내 경찰서 식당이 일반 시민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경찰서 중 하나가 용산서다. 올 상반기 '일반인 식권(食券)' 판매량이 월평균 985장이었다. 일반인 식권은 4000원. 월매출로 환산하면 394만원이다. 용산서 구내식당의 장점은 '자율 배식'이다. 원하는 만큼 밥과 반찬을 먹을 수 있다. 식권 20장을 구매하면 1장을 서비스로 준다. 이 때문에 일반인 손님들이 한꺼번에 대량으로 식권을 구매해 이용하기도 한다.

용산서 관계자는 "점심땐 식당 손님 절반이 일반인"이라며 "제육볶음과 상추, 배추, 깻잎 등 쌈 메뉴가 나오는 날에는 손님이 특히 많다"고 했다. 용산서 경무과장은 "구내식당 이용객은 40~50대 회사원부터 70~80대 주민들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식당 블로그'에 오르기도 한다. 올해 4월 1일 점심때 용산서 구내식당을 찾아 잡곡밥과 두부새우젓국, 닭가슴살데리야키볶음과 돌나물 등을 먹었다는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용산서 구내식당 점심을 '별 10개 만점에 11개'라고 평가했다. 그는 "가격 때문에 먹기 전 품질을 우려했었다"며 "먹어보니 반찬과 국까지 빠지는 것 하나 없다"고 썼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학원을 다니며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김은혜(25)씨도 일주일에 두 번은 꼭 근처에 있는 혜화경찰서를 찾는다. 김씨는 "혜화경찰서 구내식당은 이 동네에서 손꼽히는 '가성비 맛집'"이라며 "계란프라이와 나물이 가득 들어간 비빔밥, 된장국, 열무김치를 단돈 4000원에 먹을 수 있는 곳을 서울 시내에서 찾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서 맞은편 학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장진영(23)씨도 "커피 한 잔 값으로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 있어 좋다"며 "학원 동료들한테 추천했다"고 했다.

배경은 가파른 외식 물가 상승세다. 5월 식품별 소비자 물가는 치킨이 전년 동기 대비 7.2% 올랐고, 김밥(5.9%), 떡볶이(5.0%), 라면(4.3%), 짬뽕(4.1%), 짜장면(4.0%) 등도 많이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서울시내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이 9000원에 육박한다. 유명 식당 냉면 값은 1만원대 중반이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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