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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회가 코앞인데…하이다이빙 경기장은 공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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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인기 종목 하이다이빙

첫 훈련 앞둔 어제 오전까지 수리

남자 27m, 여자 20m 높이서 입수

경기장 건설에 60억 철거에 20억

중앙일보

하이다이빙에 출전하는 각국 선수들이 17일 광주 조선대 축구장에 마련된 경기장에서 입수훈련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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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은 하이다이빙이다. 아파트 10층 높이에서 물로 뛰어드는 경기다. 남자는 27m, 여자는 20m 높이의 플랫폼에서 뛰어내린다. 익스트림 스포츠인 절벽 다이빙에서 유래했는데, 2013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 대회부터 정식종목이 됐다. 높은 플랫폼까지 호기롭게 올라갔다가 주저앉고 포기하는 선수가 나올 정도로 아찔한 종목이다. 남녀 1개씩 모두 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하이다이빙은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열리는데 입장권 6966장은 일찌감치 모두 팔렸다. 이번 대회 6개 종목 중 가장 먼저 매진됐다.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노쇼(No-Show·예약 부도)’에 대비해 경기 당일 현장에서도 입장권을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1만~4만원이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광주광역시 조선대 축구장 위에 약 60억원을 들여 경기장을 건설했다. 27m의 철골 구조물은 사흘간의 경기가 끝나면 바로 철거된다. 철거하는데 다시 20억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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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플랫폼의 높이는 27m, 여자는 20m다. 밑에는 지름 17m의 수조가 마련돼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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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찾아간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선 공사 관계자들이 플랫폼(고정된 다이빙대)을 손보고 있었다. 국제수영연맹(FINA) 기술위원들이 지난 8일 “플랫폼 두께가 너무 두껍다”며 얇게 만들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31㎝ 두께로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FINA는 이걸 16~20㎝로 고치라고 지적했다. 이종휘 조직위 하이다이빙 담당관은 “하이다이빙은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FINA의 시설 규정은 권고가 아닌 법적 효력을 가질 정도”라면서 “그런데 현장 작업자들이 플랫폼 두께를 두껍게 만들면 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하이다이빙 플랫폼이 규정 이상으로 두꺼우면 사고 가능성이 커진다. 선수들이 물구나무를 선 채로 입수하는 경우가 있는데 플랫폼 두께가 규정 이상으로 두꺼우면 몸을 공중에서 구르는 과정에서 발끝이 플랫폼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선수의 발이 플랫폼에 닿으면 공중에서 자세가 흐트러진다. 도약부터 입수까지는 약 2.7초, 수면에 닿는 순간 낙하속도는 시속 90㎞에 달한다. 그런 아찔한 순간에 선수가 의도하지 않은 자세로 떨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신유섭 조직위 하이다이빙 경기부장은 “우리나라에 하이다이빙 전문가가 거의 없다 보니 현장에서 지휘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고 했다. 하이다이빙 종목에는 18개국에서 온 37명(남 23명, 여 14명)의 선수가 참가하는데 한국 선수들은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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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구조 시뮬레이션을 하는 구조요원들. 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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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는 17일 오전 플랫폼 정비를 서둘러 마친 뒤 오후엔 수중 구조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절벽 다이빙 전문 구조 요원으로 12년 동안 활동한 카를로스 산토스(포르투갈) 등 수중 구조 전문가 3명은 광주 동부소방서에서 나온 구조원 7~8명에게 세세한 부분까지 알려줬다.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경기 당일에는 응급차와 의료 관계자 3명이 현장에 상주한다.

이날 오전 플랫폼 보수 작업이 끝나자 출전 선수들은 오후 2시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2015년 카잔 세계선수권 대회 남자 하이다이빙 은메달리스트 조나단 파레데스(30·멕시코)는 “경기장을 실제로 보니 멋있다.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고 했다.

■ 하이다이빙은

-여자 20m, 남자 27m 높이의 플랫폼에서 입수

-4회씩 입수. 종합점수 순서대로 순위 결정

-2013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부터 정식 종목

-주로 엘리트 다이빙 선수 및 전문 곡예사 출신

광주=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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