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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택시-모빌리티 업계

진입장벽 높인 ‘타다’ 택시면허 사야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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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택시제도 개편방안 발표 / 플랫폼사업 ‘제한적 허용’ 지적

정부가 17일 ‘타다’나 ‘웨이고’, ‘카카오T’ 등 모빌리티(이동) 플랫폼 사업을 허용해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다고 밝혔지만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들 운송사업을 하기 위해선 운전자가 택시 운전기사 자격을 따야 하고, 회사는 택시 감차를 위한 ‘기여금’을 내는 조건이라 혁신 기업의 진입장벽만 높였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세계일보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불법으로 운행되는 타다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운송면허를 내주고 이들 서비스를 모두 합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에 나선다. 플랫폼 사업자는 운송사업 허가를 받는 대가로 운영 대수나 횟수에 따라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야 한다. 정부는 이 돈을 이용해 매년 1000개 이상 면허를 매입해 택시 허가 총량을 관리하기로 했다. 또한 모빌리티 플랫폼 운전자는 택시기사 자격을 보유해야 한다.

렌터카를 활용한 플랫폼 택시는 불허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정부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등을 의식해 기존 택시업계의 눈치를 봐 신규 사업자의 부담만 늘렸다는 비판이 일었다. 렌터카 기반이면서 최근 보편화하고 있는 타다의 경우 운송사업을 계속하려면 기사는 면허를 따야 하고 차량은 모두 구매해야 한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약 1000대의 승합차를 운용하고 있는 타다는 국토부 발표대로라면 차량 합법화에 일시불 기준 기여금 750억~800억원, 월 임대 기준 4억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해 타다 운영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는 입장문에서 “기존 택시산업을 근간으로 대책을 마련한 까닭에 새로운 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기존 택시 경쟁력 강화 방안도 마련됐다. 정부는 법인택시의 사납금 기반 임금구조를 월급제로 개편해 기사 처우를 개선하고 승차 거부, 불친절 문제 근절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사납금 관행 폐지를 위해 택시회사가 택시기사에게 운송비용을 떠넘기지 못하도록 기사가 수입금 전액을 일단 회사에 내게 하는 ‘전액 관리제’를 2020년부터 시행한다. 현재 5∼28시간, 50만∼140만원에 불과한 법인 택시기사의 주당 근로시간과 기본월급을 40시간 이상, 170만원 이상으로 보장하는 월급제도 2021년 서울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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