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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日 ‘자살대국’ 불명예…10~30대 사망원인 1위 ‘자살’, 노인 ‘자연사’도 증가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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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청년들의 자살률이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들은 “일본은 ‘자살 대국’이라는 불명예를 이어가게 됐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세계일보

일본 젊은 층의 극단적인 선택은 G7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인들의 ‘자연사’도 증가해 인구 1억명 붕괴가 머지않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동양경제 캡처


일본의 자살률은 버블경제 붕괴 당시 크게 증가한 후 감소로 돌아섰지만 미래를 이끌 청년들의 극단적 선택은 여전히 세계 최고다.

17일 발표된 ‘자살백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10~30대의 사망원인을 분석한 결과 극단적인 선택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를 보면 10대는 성적 부진이나 진로 고민 등 주로 학교와 관련된 문제가 가장 많았다. 반면 ‘가정, 가족 문제’와 ‘건강 문제’로 인한 극단적 선택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0~30대는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생활로 인한 극단적인 선택이 가장 많았다. 이 세대 역시 건강 악화로 인한 극단적 선택은 과거보다 줄었다.

◆자살 상담도 크게 늘어

일본에서 젊은 층의 극단적 선택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젊은 층의 극단적인 선택이 사회문제시 되자 일본 후생노동성은 젊은 층 눈높이에 맞춘 온라인 상담을 진행 중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관련 상담 건수는 총 2만 2725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담은 10대가 주를 이뤘다. 연령별 상담은 10대가 43.9%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41.3%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92.1%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주로 ‘정서적 어려움’과 ‘자살 충동’, ‘학교문제’ 등을 상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인 사망도 증가추세

10~30대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등지는 가운데 노인들의 ‘자연사’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를 지나 65세 이상 ‘후기 고령사회’로 접어든 후 일본 언론은 이를 가리켜 ‘다(多)사망 사회’라고 했다. ‘다 사망 사회’는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13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다 사망 사회‘의 진입은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인구 동향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일본에서 노화로 인한 사망자 수는 약 11만명으로 집계됐다. 노인들의 ‘자연사’는 뇌경색 등 뇌혈관 질환을 제치고 사망 원인 3위를 기록했다.

자연사가 급증한 배경은 90세 이상 초고령자의 증가가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고령자의 ‘자연사’는 전후 1947년 정점을 기록한 뒤 1999년대까지 계속 감소했으나 2000년대 이후 계속 상승해 암(약 37만명)과 심장질환(약 21만명) 다음으로 많았다.

신문은 “노화로 인한 사망 증가는 80~90세까지 장수한 노인들의 사망이 늘어난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 총무성 통계에 따르면 90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지난해 10월 기준 약 21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년 새 약 90만명 증가한 것으로 95세 이상 노인의 사망원인 1위는 ‘노화’로 나타났다.

결과를 두고 한 사회학자는 “저출산 고령화 여파 후 후기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인구가 1억명 이하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라며 “노인의 자연사는 늘어난 한편 사회를 이끌 젊은 층의 극단적 선택이 위험단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소한 인구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등 저출산 고령화 부작용이 지금 일본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이상 후기고령자로 속속 편입돼 일본 인구는 당분간 감소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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