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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잇따른 ‘갭 투자’ 파산…다가구주택 깡통전세 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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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일자만 받으면 되는 거 아니냐?"

다가구주택 세입자가 본인의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느냐고 친구에게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입니다. 물론 오답입니다.

세입자가 사는 집이 아파트나 단독주택이라면 친구의 말도 정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룸이나 다가구주택은 상황이 조금 복잡합니다.

원룸이나 다가구주택은 다른 세입자(임차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먼저 확정일자를 받았다면 확정일자를 받은 순서대로 전세보증금을 보장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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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파산해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떼일 처지에 몰린 경기도 수원의 한 원룸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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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현재 가치가 10억 원인 원룸 건물에 나보다 먼저 확정일자를 받은 세입자들의 보증금이 총 10억 원에 가까운 상황에서 건물주가 잠적해 연락이 안 된다면, 내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 낙찰자가 생겼다고 해도 내 보증금은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을 모두 돌려준 후에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수원에서는 갭 투자로 원룸 건물 수십 채를 사들인 한 집주인이 파산하면서 세입자 8백여 명이 수백억 원의 보증금을 떼일 처지에 몰렸습니다.

[연관기사] ‘갭투자 파산’…보증금 먹튀로 수백 세대 ‘발 동동’

지난달에는 서울 강서구 등에 빌라 수백 채를 가진 다주택자가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원룸과 다가구주택이 위험한 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원룸과 다가구주택 등의 건물주는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합니다. 월세 세입자가 많은 경우 보증금 총액 규모가 작아 건물주가 파산해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도 상대적으로 보증금을 지킬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원룸이나 다세대주택의 세입자가 모두 전세로 구성된 데다가 전세가율(집값 대비 보증금 비율)이 높아 문제가 생기면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운 경웁니다.

앞서 언급한 수원의 수십 채 원룸 건물주도 모든 임대차계약을 월세 없이 전세로만 체결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원룸이나 다가구주택에 전세나 월세로 들어갈 때 해당 건물주의 근저당권(대출) 규모와 함께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 규모를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문제는 부동산 등기부등본에도 드러나지 않는 보증금 총액

문제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려는 임차인이 해당 원룸이나 다가구주택의 보증금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도 나와 있지 않고, 임대인(건물주)에게 물어도 알려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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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임대차보호법 3조의6(확정일자 부여 및 임대차 정보제공 등) 3항은 임대차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확정일자 부여기관(주민센터)에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보증금 등의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3조의6 4항에서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려는 자'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확정일자 부여기관에 정보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임차인(세입자)이 되려는 자는 임대인의 동의가 있어야만 보증금 총액 등을 알 수 있다는 얘깁니다.

대법원 "공인중개사가 보증금 등 정보 임차인에 제공해야"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지난 2012년 다가구주택을 중개하면서 해당 주택의 보증금 규모 등을 전하지 않은 공인중개사에게 임차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2011다63857)에서 공인중개사가 설명확인의무를 게을리했다며 30%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법원이 판례를 통해 공인중개사가 다가구주택을 중개할 때 보증금 규모 등을 임차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밝힌 겁니다.

하지만 이 같은 대법원 판례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에게 중개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공인중개사 입장에서 이를 확인해 임차인에게 알려주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승주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법원 판시에 따라 보증금 등을 확인해 전해야 하는데, 이걸 아는 공인중개사들도 못하는 이유가 임대인한테 이걸 요구하게 되면 임대인이 다른 공인중개사를 찾는다"며 "때문에 현실적으로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에게 보증금 규모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보증금 규모 등 정보 제공 의무화"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발의

이 같은 문제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지난 9일 "임차인과 공인중개사는 보증금 등의 정보제공 요청을 위해 임대인의 동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에는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돼 주택임대자보호법이 개정된다면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주민센터(확정일자 부여기관)에서 보증금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법 개정을 통해 다가구 주택에 전세로 들어갈 때 기존 임차인 등의 보증금 규모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겁니다.

다만 개정안 상에서도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제공을 위한 동의를 거부했을 때 처벌조항이 없는 점은 한계로 꼽힙니다.

임차인이 직접 건물주 근저당권·보증금 규모 등 꼼꼼히 살펴야!

그렇다면 원룸이나 다가구주택에 전세를 구할 때 깡통전세 위험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은 건물의 근저당권(대출)과 보증금 규모 등을 꼼꼼히 따져 내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하지만 임대인이 정보 공개를 거부하면 사실상 보증금 총액에 관한 정보를 알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만약 임대인이 보증금 규모를 알려주는 것도 거부하고, 모든 임차인이 전세로만 구성돼 있다면 해당 임대차계약을 재고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등에 가입하는 것도 보증금을 지키는 방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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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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