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3790155 1102019071753790155 08 0803001 6.0.20-RELEASE 110 조선비즈 0 false true true false 1563300564000 1563323745000

동네북 된 페북, 가상화폐 '리브라' 발행 스톱

글자크기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리브라'의 발행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주요 국가가 리브라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밝히자 전략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지난달 18일(현지 시각) 리브라 발행 계획을 공개한 지 한 달 만이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CNBC는 데이비드 마커스 캘리브라(페이스북의 가상화폐 자회사) 대표가 '규제 우려가 해소되고 적절한 승인을 받을 때까지 리브라를 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문을 미 상원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16일부터는 미 상원 은행위원회의 리브라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마커스 대표는 입장문에서 "(리브라는) 기존 통화와 경쟁할 생각도, 통화정책 수립에 나설 의향도 없다"며 "통화정책은 앞으로도 정부와 중앙은행이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브라 발행에 부정적인 미 의회를 설득하려는 시도지만, 이를 의회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비즈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르면 내년 초 30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메신저와 와츠앱 이용자들을 상대로 한 가상화폐 '리브라'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세계 네티즌들이 송금 또는 물건 결제에 쓸 수 있는 가상화폐가 등장하는 것이다. 각국의 화폐와 달리 환전이 필요 없고 송금과 결제에 드는 수수료도 거의 없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이런 발표 직후 미국과 유럽 금융 당국은 일제히 리브라 발행에 우려를 제기했다.

◇규제 당국의 전방위 맹공… 앞길 불투명한 리브라

전문가들은 리브라가 미 행정부와 의회, 금융권에서 집중포화를 받아 발행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본다. 지난 15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페이스북의 디지털 화폐는 자금 세탁과 테러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안보 문제"라며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사이버 범죄, 탈세, 랜섬웨어, 마약, 인신매매 등에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에 '리브라는 신뢰성이 없다'며 '페이스북이 은행이 되고 싶다면 다른 은행처럼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썼다.

미국 상·하원은 16일과 17일 연이어 리브라 청문회를 연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연 매출 250억달러(약 29조5000억원) 이상의 IT(정보기술) 기업이 디지털 자산의 제작·유지·운영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페이스북은 리브라 계획을 접어야 한다.

페이스북은 발행 계획을 연기하면서도 "리브라가 금지되면 다른 가상화폐가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마커스 캘리브라 대표는 청문회 입장문에서 "미국이 디지털 화폐와 결제산업에서 혁신을 시도하지 않으면 우리와 아주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는 누군가가 통제하는 디지털 화폐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리브라는 핀테크 역사상 가장 폭넓고 조심스러운 규제 당국과 은행들의 사전 감독을 받게 될 것"이라며 "리브라를 운영하는 리브라 연합은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감독을 받으며 돈세탁 방지 규제도 준수하겠다"고 설명했다. 리브라 발행 소식에 한때 1만3220달러(약 1556만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다시 1만762달러(약 1268만원)대로 떨어졌다.

◇위기 잇따르는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리브라 외에도 수많은 난관에 봉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최근 페이스북에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의 벌금을 물리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12일 보도했다. 이 벌금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영국 데이터 분석 업체를 통해 페이스북 회원들의 개인 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된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이미 미국 역사상 최고 규모의 과징금인데도 미국 여론은 "FTC가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며 "페이스북에 더 강력한 벌을 줘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심지어 미국 정치권에서는 "너무 커져 버린 페이스북을 해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대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거대 독점 IT 기업을 해체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와츠앱 등 자회사를 분리해야 한다. 또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지난 13일 AP통신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등 거대 IT 기업의 해체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리브라(Libra)

페이스북이 내년 초 발행을 목표로 개발한 가상화폐다. 전 세계 30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메신저·와츠앱 이용자들이 서로 돈을 보내고 받거나 물건을 구매할 때 쓸 수 있다. 내년 발행 때까지 비자카드·마스터카드 등 신용카드 업체들과 페이팔, 우버, 이베이 등 차량 공유·전자상거래 등 100여개 회사들이 리브라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로라 기자(aurora@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