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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낙동강 물 먹는 부산·대구, 맑은 물 확보전 막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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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25년간 이어온 물싸움

오거돈 “남강댐 물 더 고집 않겠다”

대구·구미도 10년째 취수원 다툼

환경부 올 연말까지 대안 마련 계획

중앙일보

지난 4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낙동강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업무 협약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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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이 심한 낙동강 물을 수돗물 원수 등으로 사용하는 부산·대구시의 ‘맑은 물 확보 싸움’이 올 연말쯤 끝날 수 있을까. 환경부는 부산·대구 식수 문제 해결을 위해 내년 4월까지 계획으로 구미산업단지 폐수 무방류 시스템 도입,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 등 2가지 연구용역을 하고 있다. 이 용역 최종보고서가 나오기 전인 올 연말에 부산·대구시의 취수원 대안을 확정하는 게 환경부 계획이다. 맑은 원수를 확보하기 위해 경남과 다툰 부산시, 구미시와 다툰 대구시가 용역 결과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부산시는 시민 생활용수의 90%(하루 90만t)를 낙동강 물금·매리 취·정수장에서 공급 중이다. 나머지는 회동·법기수원지에서 끌어쓴다. 하지만 1991년 구미공단 ‘페놀 유출 사고’로 1994년부터 경남 진주시 남강댐 물 공급(하루 50만t)을 추진해왔다. 부산·경남 간 물싸움의 시작이다. 하지만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달 5일 “경남도와 주민이 동의하지 않는 한 남강댐 물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25년간 공들인 남강댐 물을 더는 고집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대신 부산시는 자체용역을 거쳐 경남 일대에서 하루 40만~50만t 맑은 원수를 확보하는 대안을 마련했다. 이 대안을 놓고 경남도와 곧 협의해 연말 환경부 안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부산시는 그러나 취수원 위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부산시·경남도·환경부가 용역을 거쳐 새 취수원에 합의하지 못하면 다시 물싸움이 재현될 수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낙동강 취수원을 놓고 구미시와 10년째 다툼을 벌이고 있다. 2009년 발암 의심물질인 ‘1,4-다이옥산’이 구미공단에서 낙동강으로 유출되면서 취수장을 구미공단 상류에 있는 구미시 해평취수장으로 이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현재 시민 생활용수의 67%인 53만t을 구미공단에서 34㎞ 하류에 있는 낙동강 매곡·문산정수장에서 취·정수해 공급한다.

그러자 구미시가 반발했다. 대구에서 물을 빼가면 해평취수장의 수량이 줄고 수질이 나빠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다툼이 일자 2014년 국토부가 용역을 실시해 해평취수장에서 하루 44만8000t(2025년 수요량 기준)을 취수해 43만t은 대구에서, 나머지는 경북 칠곡·고령·성주에서 사용하자는 대안을 내놨다. 하지만 구미시는 이 용역을 신뢰할 수 없고, 상수원 보호구역 확대 가능성 등을 들어 또 반대했다. 이에 국무총리실이 중재에 나섰고, 결국 지난 4월 환경부·대구시 등이 연구용역을 거쳐 취수원 해결방안을 찾기로 협약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환경부 용역 결과가 나오면 10년째 표류하는 낙동강 취수원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부산·대구가 맑은 물 확보에 힘을 쏟는 것은 낙동강 수질오염 사고(연 14.2건)가 자주 발생하고, 수질마저 나쁘기 때문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물금과 대구 매곡 취수장의 2018년 기준 TOC(총유기 탄소)는 각각 4.7㎎/일로 취수원인 대전 대청댐, 울산 사연댐, 광주 주암댐, 서울·인천 팔당댐의 2.1~3.2㎎/일보다 높다. 수질오염 지표인 TOC는 물속에 함유된 유기 탄소량을 의미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수질이 나쁘다.

송양호 부산시 물 정책국장은 “낙동강 수계에는 260여개 산업단지에 1만7000여개 공장이 있다. 물금 취수장 물은 공업용수(COD 6.8㎎/L) 수준”이라며 “부산시민을 위해 맑은 물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황선윤·김윤호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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