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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하며 촬영… 가상인물이라 더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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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금토 드라마 ‘녹두꽃’ 백이강役 조정석 / 3개월간 대장정 마치고 지난 13일 종영 / 동학농민운동 전봉준 장군 일대기 아닌 / 민초들의 시선에서 이야기 풀어가 신선

“글자로만 배운 역사 속 시대를 실제로 살아볼 수 있어서 더 흥미롭고 의미 있는 작품이었죠. 사건이 전개될수록 백이강의 역할이 커져감에 따라 제가 느끼는 책임감도 커지더라고요. 그만큼 이야기의 힘이 배우 조정석에게도 크게 전달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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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금토 드라마 ‘녹두꽃’이 3개월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13일 종영했다.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을 둘러싼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극이다.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이후 의병활동과 독립운동의 단초가 된 동학농민운동을 집중 조명했다. 역사적 무게가 큰 사건을 다룬 만큼 드라마를 제작한 입장에서도 철저한 고증과 섬세한 연출에 더욱 주의를 기울였을 터. 현장에서 집중력과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부어서일까. 녹두꽃에서 악덕 이방인 백가의 얼자로 태어나 이후 동학농민군의 별동대장이 되는 백이강을 맡은 배우 조정석(39)은 촬영을 마친 소감을 “시원하다”는 말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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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드라마 ‘녹두꽃’의 백이강에서 아직 다 빠져나오지 못한 듯 보였다. 배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다시 백이강에 몰입하기도 했다. 잼엔터테인먼트 제공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감독과 작가 모두 고증에 신경을 쓰며 촬영했습니다. 저도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면서 찍게 돼 전봉준 장군이 흥선대원군의 식객 중 한 명이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돼 재밌었어요. 극 중반을 넘어서면 백이강의 독립을 향한 열망이 부쩍 커지는데 전투에서 패배하고 군을 해산할지 말지 고민하며 민중 앞에서 연설하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울컥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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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조정석이 연기한 백이강은 실존 인물이 아니다. 조정석은 이에 대해 “저 때문에 왜곡돼서는 안 되니까 부담이 없진 않았지만, 다행히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더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동학농민운동이라 하면 전봉준(최무성) 장군부터 떠올리는데, 그가 아닌 백이강이나 그의 이복동생 백이현(윤시윤)을 중심으로 일반 민중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간 점이 신선했다는 것이다. 가상인물이기에 더 ‘어떻게 보여줘야 한다’고 정해두지 않고 자신이 공감하고 느낀 대로 백이강이 ‘보이게’ 연기할 수 있었다.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으로 죽겠다, 이 말이여” 같은 대사들을 읊조리며 지금도 촬영 당시를 생각하면 울컥할 때가 있다는 조정석은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감정을 제 입과 몸을 통해 구현해서 더 와 닿는 연기를 펼칠 수 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인터뷰 내내 재차 감독과 작가,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린 조정석은 “시청률은 조금 아쉽지만 의미 있는 작품을 같이한 것 자체가 뜻깊다고 제작진 모두 한마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회 시청률이 8.1%에 그쳐 전작 ‘열혈사제’가 22%로 종영한 데 비하면 저조한 편이다. 하지만 어렵고 큰 작품을 함께해 더 뿌듯하다는 말이다. 배역에 몰입한 탓에 서울 사람인 그가 나중에는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는 의식도 없이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수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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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촬영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그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봉준 장군을 연기한 최무성에 대해서는 “짧고 간결한 대사여도 묵직하게 후벼파는 느낌이 들었다”고 평했다. “윤시윤은 대본에 감정을 빼곡하게 적어놓더라”며 “사실 우리는 백이현의 죽음을 초반에 미리 알았는데 서사를 잘 풀어가 대단하다”고 높이 샀다. 특히 전주여각 객주인 송자인을 맡은 한예리를 “감정의 폭이 매우 큰데 그 표현이 매우 섬세하다”며 “때로는 내재된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쏟아낼 때도 있고 때로는 꾹 절제해서 담아낼 때도 있다”고 극찬했다.

녹두꽃은 끝났지만 조정석의 활동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당장 영화 ‘엑시트’ 개봉을 앞두고 있고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슬기로운 감빵생활’ 후속작인 tvN 금토극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이 확정됐다. ‘응답하라’ 시리즈 등으로 유명해진 PD의 작품에 출연하거나 새롭게 의사 역할을 맡게 돼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아직 해보고 싶은 역할과 캐릭터가 많다”고 말한다.

“부담이라기보다는 시너지가 나길 바라죠. 이렇게 계속 연기를 하는 것도 제가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에요. 일상생활에서도 상황을 재연하는 등 소소한 연기가 다 재밌어서 더 열심히 일하게 돼요. 예상치 못한 호흡을 찾아냈을 때, 연기에 막 집중한 뒤 카메라에 담긴 제 낯선 얼굴을 볼 때 희열을 느끼거든요. 한창 그윽한 연기를 한 뒤 ‘내게 저런 그윽한 표정이 있었나’, 분노에 가득찬 표정을 지은 뒤 귀까지 빨개졌던 얼굴을 보고 ‘내가 저렇게 됐었나’ 싶을 때 기쁨을 느낍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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