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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믿는다"...文, 日 위협에 국론 통합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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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5당대표 회동 성사…日 규제 관련 협력 요청할 듯

文, 日 사태 장기화 조짐에 "국민의 단합된 힘" 강조

'이순신 장군', '국채보상운동' 등 항일의지 자극 표현도

불매운동·기업의 脫일본화 현실화시 日 타격도 상당

文, 국민적 공감대 바탕으로 산업 체질개선 추진할 듯

뉴시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07.15.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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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사태를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며 국론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일본의 의도대로 '백기투항'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적 단합을 바탕으로 주요 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정치권 차원에서도 초당적으로 이 문제에 협력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16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18일 여야 5당 대표와 회동하고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

당초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에서 여야 대표 회동을 제의했지만 회동의 형식을 놓고 자유한국당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를 계기로 문 대통령이 여야에 초당적인 협력을 요청하고, 황 대표가 전향적인 입장을 표시하면서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됐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정부로부터 이번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고 주요 부품·소재·장비 산업의 대일 의존도 축소 방안, 외교적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환영 입장을 표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여야가 초당적 협력을 한 것에 대해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들도 굉장히 갈구하는 사안이었고, 기업들에게는 (부품·소재 국산화를 위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수출 규제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에게 단합된 힘을 보여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12일 전남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전남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서린 곳이다. 전남의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며 일본에 대한 항전의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또 문 대통령은 1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리 기업들이 일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우리는 과거 여러 차례 전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했듯이 이번에도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다. 오히려 우리 기업들은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국산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결국에는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해 둔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자신감을 갖고 기업들이 어려움을 헤쳐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 우리의 국력은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키워온 것이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도전들을 이겨내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에 이르렀다. 숱한 고비와 도전을 이겨온 것은 언제나 국민의 힘이었다. 나와 정부는 변함없이 국민의 힘을 믿고 엄중한 상황을 헤쳐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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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한 연석회의에서 김상조 정책실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당에서는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당내 일본경제보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최재성 의원 등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김상조 정책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기정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2019.07.16. jc4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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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차분하고 냉정한 대응' 방침을 세웠던 청와대와 정부, 여당에서도 이제는 국민적 항일 의지와 애국심에 호소하는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3일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국채보상운동으로 (위기를) 극복한 민족의 우수함이 있다"며 "또 1990년대 이후 IMF 금 모으기를 해서 빚을 다 갚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똘똘 뭉쳐서 부품·소재와 관련해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움직임은 일본이 우리 정부의 협의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오히려 '화이트 리스트' 제외 등 보복 조치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일본 내에서 '전략물자 밀수출', '대북 제재 위반' 등과 같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더이상 '침착한 대응'은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는 현실적으로 일본의 조치에 맞대응을 하는 방식으로 '전면전'을 치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 측에 미칠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무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우리 국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본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아베 신조 내각의 이번 수출 규제가 일본 기업과 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반한 심리를 참의원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꺼내들었던 아베 정부의 지지율은 오히려 한 달 전보다 크게 하락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15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일본 기업인들은 인터뷰에 응하며 부메랑 효과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호사카 교수는 또 "일본 언론은 이번 불매운동을 과거 사례와 비교하며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번 불매운동은 위로부터가 아닌 자발적으로 풀뿌리 운동처럼 번지고 있는데 아직은 일본이 이를 감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불매운동 열기는 시간이 갈 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응답은 48.0%에 불과했지만 '향후에 참여할 것'이라는 응답은 66.8%까지 높아졌다. 지난 12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불매운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67%에 달했다.

주요 부품·소재·장비 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축소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도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이는 사실상 전면적인 산업 구조 개편이나 다름없어 이전 정부에서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산업 구조 개편을 위해 기업에 예산·세제 등의 혜택을 주면 진보 진영에서는 '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보수 세력에서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다'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을 극복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의지가 높아져 있는 현 상황에서는 산업 체질 개선에 대한 국론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일을 우리 경제의 전화위복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한 이유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5당 대표 회동에서 대일 의존도 축소 방안에 대한 각당의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을 1200억원 이상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하고 조속한 처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정부가 대일 특사 파견 등 외교적인 해법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회동에서 논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 내용의 합의 사안을 조율해 합의문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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