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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감이 “연예인 뽑아라” 면접관 압박… 스케줄 맞춰 시험편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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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연예술고, 영화배우·걸그룹 입학 특혜 의혹/ 서울시교육청에 다수 민원 제기돼/ 경찰, 학교 압수수색 입시자료 확보/ 가수·연기 지망학생들 합격시키려/ 경쟁 낮은 무대미술과로 응시 의혹도/ 계약만료된 기간제 교사 재채용 때/ 면접시험 문항 사전에 파악 하게해/ 다른 교사들 문제 제기에도 ‘묵살’/ 해당교감 “의혹, 사실과 달라”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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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입시·채용 비리 의혹 수사에 나선 것은 서울시교육청에 학교에 대한 민원이 대거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민원 내용 자체가 구체적이어서 이 학교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의 민원을 종합해 서울 구로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공연예술고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학생은 영화배우 A(17)양이다. A양은 이 학교 실용무용과에 재학 중이며 여러 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 경찰은 당시 서울공연예술고 입시 심사위원이던 B씨로부터 이 학교 권모(57) 교감이 “A양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교감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A양을 합격시켰다는 취지다. 경찰은 다수의 참고인이 같은 내용의 진술을 했다는 점을 근거로 서울공연예술고를 압수수색해 입시자료 등을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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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자리에 학생들을 동원해 공연을 시키고 교장 일가가 횡령을 했다는 의혹으로 곤혹을 치른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가 다시 입시·채용비리 의혹에 휘말렸다. 사진은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서울공연예술고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권 교감이 걸그룹 멤버 C(16)양에게 시험 편의를 봐줬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민원 내용과 학생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권 교감은 면접 당일 보호자가 출입할 수 없는 곳까지 C양 매니저의 동행을 허락했으며, C양을 직접 데리고 다니면서 개인 스케줄을 확인해 시험을 보게 했다. 권 교감은 또 정해진 실기시험이 아닌 날에 학교에 도착한 C양에게 시험을 보도록 편의를 봐주고, 시험장에 함께 들어가 직접 면접관에게 “잘 봐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찰은 서울공연예술고가 미래의 아이돌과 성장 가능성이 큰 가수와 연기지망 학생들을 학교에 합격시키기 위해 전공과 무관한 무대미술과로 시험을 보게 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무대미술과는 연극영화과나 실용음악과 등 학내 다른 과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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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감은 이 학교 실용무용과 학과장과 담임교사를 맡고 있는 박모(42) 기간제 교사 채용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11년 3월부터 서울공연예술고 기간제 교사로 채용된 박 교사는 올해 2월28일 기간제 교사 계약 만료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박 교사는 새로운 기간제 교사 채용에 응시해 2월27일 면접시험이 계획돼 있었다.

교원 채용 업무 인사위원장이던 권 교감은 박 교사를 시간강사 채용 시험의 면접위원으로 임명했다. 학교 측은 자격요건이 달라 지원자가 중복될 염려가 없다고 판단해 시간강사와 기간제 교사 채용 시험을 모두 같은 문제로 출제한 상태였다.

이 사실은 인지한 교사들은 박 교사의 면접위원 해촉을 요구했음에도 권 교감이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교사는 시간강사 채용 시험의 면접관으로 들어가 시험문제를 파악한 뒤 이튿날 같은 문제로 기간제 교사 채용 시험을 치렀다. 결국 박 교사는 면접시험 점수에서 1순위를 기록하며 기간제 교사로 채용됐다. 경찰은 당시 면접위원으로 배정된 다른 교사들의 진술서와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확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공연예술고 측은 교육청에 제기된 학부모들의 민원과 경찰 수사를 토대로 권 교감과 박 교사에 대한 내부 징계 검토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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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감은 입시·채용 비리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입시과정에서 특정 연예인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면접관들에게 A양이 먼저 학교에 다니던 언니의 동생이라는 정도만 얘기했을 뿐 직접적으로 시험에 개입한 바는 없다”며 “C양도 길을 잘못 찾아 교실을 소개해준 것이고, 시험 날짜를 조정해준 것은 교사들과 회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 교감은 “박 교사가 시간강사 채용 면접관으로 들어가 면접시험지를 인지하고 다시 기간제교사 채용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것은 맞다”면서도 “내가 압력을 넣어서 박 교사가 시간강사 채용 면접관으로 임명된 것이 아니라 박 교사가 학과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채용비리 의혹도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사안이라 면밀하고 꼼꼼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청윤·이창훈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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