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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종차별 막말 트럼프, 이번엔 "공산주의자"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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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연례 미국산 제품 전시회`에서 록히드마틴이 제조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탑승했다가 내려오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백악관 앞에 전시돼 있는 사드 모습. 록히드마틴의 사드는 2016년 주한미군 배치가 결정돼 중국의 반발을 불러온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다. [EPA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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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전날 트위터로 비난했던 민주당 유색 여성 하원의원 4인방에게 또다시 '공산주의자'를 들먹이며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인종차별적 언급에 이어 공산주의 논란까지 가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급진적 좌파 여성 하원의원들은 언제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인, 그리고 대통령실에 사과하려는가, 그들이 사용한 더러운 언어와 끔찍한 말들에 대해서 말이다"라고 올렸다. 백악관에서 열린 '연례 미국산제품 전시회' 연설에서도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불평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하는 얘기는, 떠나고 싶으면 떠나라는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나라를 열정적으로 증오한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그들'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선 "나는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증오하고 여기서 행복하지 않다면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4인방의 대표 격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을 겨냥해서는 "4인방 중 한 명은 뉴욕에 수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아마존이 못 오게 막았다. 그것이 그가 저지른 끔찍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아마존 뉴욕 제2본사 계획에 반대한 환경주의 운동단체를 지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공산주의자일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4인방을 "공산주의자들이며 반유대적"이라고 비난했다. 4인방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소말리아 난민 출신 일한 오마 하원의원(미네소타)에 대해선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마는 '알카에다에 대해 생각할 때 가슴을 떳떳하게 펼 수 있다'고 했다"며 "이 하원의원은 이스라엘에 대해 끔찍한 말을 하고, 유대인을 증오한다"고 공격했다. 오마 의원은 지난 3월 "미국 내 친이스라엘 지지자들이 외국에 대한 충성을 추구한다"고 비난했다가 나중에 사과했다. 하지만 알카에다를 찬양하는 발언을 한 적은 없다. 4인방 중 나머지 두 명인 라시다 틀라이브(미시간), 아이아나 프레슬리(매사추세츠) 하원의원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인종차별적으로 여겨지는 걸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많은 이들이 내게 동의한다"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내가) 미국을 다시 하얗게 만든다고 했는데 아주 인종차별적 발언"이라고 역공했다. 이어 "나는 그가 그렇게 얘기한 데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트위터에 "4명의 유색 미국 여성 의원들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던 어제 대통령 발언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특징적 발언"이라고 반격했다. 펠로시 의장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혐오 발언을 규탄하는 하원 결의안을 추진하겠다며 공화당 의원들에게 동참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민주당 유색 여성 의원 4인방 공격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백인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이라고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행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메인)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선을 넘었다.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중 유일한 흑인인 윌 허드 의원(텍사스)은 CNN과 인터뷰하면서 "대통령의 트윗은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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