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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 입은 암환자들 2년째 집회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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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는 보험금 약관대로 지급해야"... 금감원에 강력한 행정조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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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제25차 암입원보험금 약관대로 지급 촉구 집회'에서 꽃상여가 등장했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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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는 살고 싶다, 약관대로 지급하라!"

16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 꽃상여가 등장했다. 이날 '제25차 암입원보험금 약관대로 지급 촉구 집회'에 참석한 암환자들은 상복을 입고, 장송곡을 불렀다.

집회를 주최한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은 보험약관과 달리 보험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 보험사의 적폐, 이를 방관하는 금융감독당국의 적폐에 대한 장례를 치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암모가 지난 2년 동안 금감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암보험 문제를 고발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는 항의의 표시였다.

지지발언에 나선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치료를 받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분들이 거리에 나와 '약관대로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상식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보암모 실태조사를 보니 암환자 300명 가운데 170~180명 가량이 삼성생명 등 소위 '빅3' 보험사에 가입했다"고 했다. 그는 "한 해에 수 조원을 벌어들이는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주기 싫다고 입원한 환자들을 찾아가 불법으로 보험금을 깎고 있다"며 "이게 정녕 할 짓인가"라고 일갈했다.

금감원 '지급권고'는 무용지물

이어 "오늘도 수많은 시민들이 암보험에 가입할 것"이라며 "(그들이) 광고에 따라 암보험금을 지급 받지 못한다는 사실과 이런 일이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암보험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금융감독당국을 비판했다. 김 팀장은 "억울한 마음에 암환자들이 금감원에 민원을 넣고 분쟁조정을 신청했는데, 금감원은 무엇을 했나"라며 "일부 사례에 대해 지급권고를 내리긴 했지만 보험사가 이에 따르지 못하겠다고 하면 인정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금감원은 왜 있는 것인가, 개인들이 거대한 보험사에 맞서는 동안 금감원과 금융위원회는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금감원의 지급권고를 보험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보험사의 업무행태에 문제가 있다면 (당국이)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면 보험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그게 금감원과 금융위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당국은) 분쟁조정만 형식적으로 몇 번 한 뒤 '안 되면 법원으로 가시라'고 합니다. 이게 대한민국 금감원, 금융위의 행태입니다. 암환자들이 법원까지 가게 해서는 안 됩니다. 금감원은 반드시 철저히 조사하고, 필요하다면 지급권고 외 다른 강력한 행정조치를 검토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더불어 그는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는 집단소송법과 금감원의 분쟁조정이 법적 강제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법안 등을 조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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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제25차 암입원보험금 약관대로 지급 촉구 집회'에 참석한 암환자들의 모습.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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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부원장이 부적절한 '말기암' 언급"

이날 보암모는 집회에 앞서 금감원 부원장 등 임원과 면담한 뒤 현장에서 그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이정자 보암모 공동대표는 "부원장은 금감원이 지급권고를 내린 이후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대부분 지급했다고 말했다"며 "저는 '대부분이 아니라 일부만 지급했다'고 발언을 정정해달라 요청했다"고 했다.

그는 "또 부원장이 '말기암'을 여러 번 말했는데, 말기암이라는 것은 의사들은 쓰지 않는, 보험회사만 쓰는 용어"라며 "부원장은 그런 용어를 쓰면 안 된다"고 개탄했다.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적게 지급하거나 지급하지 않으려 암환자들의 건강상태를 임의로 구분할 때 쓰는 용어를 금융감독당국의 임원이 언급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얘기다. 이 공동대표는 "우리는 약관대로 보험금을 받기 위해 보험에 가입했다"며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아 보암모 공동대표는 "집회를 25차례나 진행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금감원 임원들과 면담했다"며 "부원장과 국장들은 앞으로 철저하게 검사해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암환자가 수술 후 가장 힘들 때 보험사에서 환자들을 찾아와 조사하는 것은 폭력과 같다"며 "보험증권 조작과 보험사의 개인신용정보 조작도 심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공동대표는 "암보험금 문제는 민생문제이며 공익문제이자, 암환자의 건강권·인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상복을 입은 채 금감원에서 국회의사당까지 가두행진에 나섰다. 보암모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점 앞으로 상여를 이동하고 보험금 지급을 촉구할 계획이다.

조선혜 기자(sh7847@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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