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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일제 불매? 韓투자자, 日주식은 더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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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국내 투자자, 日 주식 이달 93만달러 순매수…양호한 기업 실적, 엔화 강세 등 긍정 요인]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인기자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국내에서 일본제품 불매 운동 등 반일 감정이 커지고 있지만 일본 주식 투자는 7월 들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 중이고 주가지수도 상승하면서 투자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일본 증시에 상장된 주식 93만4069달러를 순매수했다. 올 상반기에는 약 5369만 달러를 순매도하며 전반적으로 매도세가 강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특히 이달 초 일본 정부가 한국에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반일 감정이 극대화 됐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 비중은 늘어났다. 지난 12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보유액은 18억4905만 달러로 지난달 말(18억2691만 달러)보다 1.2% 증가했다.

지난해 말(16억683만 달러)과 비교해서는 15% 증가했다. 보유 주식 수는 줄었어도 주가가 오르면 보유액은 늘어날 수 있다.

포트폴리오를 살펴봐도 해외주식 보유액 상위 10개 종목 중 3개가 일본 기업일 정도로 비중이 상당하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은 아마존(6억5091만 달러)이었고 그 뒤를 이어 일본 기업 골드윈(5억4055만 달러)이 2위를 차지했다.

넥슨(2억9775만 달러)과 니폰 스틸(2억6890만 달러)이 각각 4위와 7위에 올랐다. 미국을 대표하는 IT(정보통신) 기업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2억7433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억3285만 달러) 알리바바(1억8843만 달러) 보다 일본 기업 투자 비중이 높았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반일 감정과는 별개로 일본 증시가 한국 대비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며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가 올 들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 대표 지수인 니케이225 지수는 지난해 말보다 7.5% 상승했다. 한일 무역 갈등으로 코스피는 이달 들어 1.8% 하락하며 타격을 입었지만 같은 기간 일본 증시는 1.2% 상승했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일 무역갈등으로 타격을 받는 일본 기업들이 일본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며 "반일 감정과는 상관없이 전망이 좋은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우려가 제기되는 한국 기업들과는 달리 일본 기업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일본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니케이225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06.4조엔으로 전년 동기대비 4.6% 늘었고 영업이익은 6.5조엔으로 3.4%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영업이익은 역성장했지만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36.88%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었다.

엔화 강세가 지속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16일 기준 엔/달러 환율은 1달러 당 108.02엔으로 올해 고점 112.4엔보다 3.9% 떨어졌다. 이론적으로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가 올라가면 환차익을 통한 이익 실현이나 헤지(위험회피)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몰려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일 무역분쟁이 지속돼도 일본 증시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보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가 선진국 시장에 비해 많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 등 긍정적 요인도 있다"며 "일본도 종목 장세가 예상돼 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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