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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가리닥쳐” 입에 달고 산 중학교 교사···서울시교육청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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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ㄱ중학교 폭언교사’ 조사 착수

상세한 폭언 내용 적힌 학생들 진술서 확보해

학생들 “학교 성적에 지장 갈까 말 못했다”

교육청 ‘인권침해’ 결론…‘서면경고’ 권고 예정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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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공립중학교의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지속해서 폭언을 했다는 진정이 접수돼 서울시교육청이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26일부터 ㄱ중학교 한 아무개 교사의 학생인권침해 민원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며 “ㄱ중학교 학생들이 작성한 한 교사의 욕설 등 폭언이 담긴 진술서를 확보했다”고 16일 밝혔다. 학생인권교육센터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시행규칙’을 근거로 학생인권침해사건의 조사와 처리, 권고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이 제출한 진술서 등의 내용을 종합하면, ㄱ중학교 한 아무개 교사는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아가리 닥쳐”, “개XX”, “XX년”, “XX새끼”, “짐승보다 못한 놈” 등의 폭언을 했다. 학생들은 해당 교사가 수업시간에 지속해서 심한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 학생은 “살짝 웃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나 화났는데 웃어? 이 X년아 왜 웃어’라며 때릴 것 같은 몸짓을 하고 ‘확 쳐 때려버리고 싶네’라고 말했다”며 “‘어떻게 이런 사람이 교사가 되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학생은 “나도 가족 안에선 귀한 딸인데 남한테, 심지어 학생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며 “정말 입에 담기도 힘든 말을 했는데, 선생님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반박할 수 없어 힘들었다”고 진술서에 적었다. 진술서에는 “선생님이 계속 욕을 해서 친구들이 더 ○○(한 교사의 수업 과목)을 싫어하게 됐고 욕을 모르던 친구도 욕을 더 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는 내용도 있었다.

한 교사는 학생들 뿐 아니라 학생들의 부모를 상대로 한 폭언도 서슴지 않았다.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았냐?”, “너희 부모님은 너희를 어떻게 가르쳤니” 등의 폭언을 일삼고, 부모가 군인인 아이 앞에서 군인 욕을 하기도 했다.

ㄱ중학교의 1~3학년 재학생들은 한 교사의 폭언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도 여전히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떠들거나 장난을 쳤을 때 한 교사로부터 ‘개돼지만도 못한 놈’, ‘아가리 닥쳐’ 등 욕설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과자를 먹다 걸린 여학생들을 앞으로 불러다 얼굴 위에 남은 과자들을 뿌리고 수업시간 중 가루를 치우게 했다”고 증언한 학생도 있었다. 한 학생은 “욕설을 들으면서 이런 선생님이 왜 교사지? 라는 생각을 했고 학교에 가기 싫을 정도였다”며 “담임 선생님이나 교감 선생님께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알려지면 성적에 지장이 갈까 봐 (말할 수 없었다)”며 조심스레 입장을 밝혔다.

ㄱ중학교 학부모는 “지난해 딸이 한 교사로부터 ‘아가리 닥쳐’라는 말을 들었다고 제게 이야기했을 때는 ‘너희가 뭘 잘못했어?’라고 넘어갔는데,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면서 ‘이 분은 습관이구나’ 생각했다”며 “당시 ㄱ중학교 교감에게 전화했지만, 아이가 2학년이 되고 교사의 폭언은 해결되지 않았고, 아이들이 점점 상황에 익숙해져 저항이나 문제 제기를 포기해버린 것이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동료 교사들 역시 한 교사의 폭언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사와 함께 근무했던 김아무개 교사는 “아이들이 지속해서 찾아와 한 교사의 수업시간에 있었던 일에 대해 하소연했다”며 “당시 폭언을 들은 아이들은 충격을 받아 다음 수업시간까지 울거나 점심도 먹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아무개 교사 역시 “10년 전께 한 교사가 중학생들에게 ‘니 애비 애미들은 뭐하는 XX들이길래 자식새끼 노트 하나도 못 사주냐, 필요하면 나한테 와라’는 부모님 비하 발언을 했고 발언을 들은 학생들이 집단으로 울면서 교무실로 찾아와 ‘그럼 노트를 달라’며 단체로 줄을 서는 등 항의성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교사는 이어 “당시 아이들의 진술서가 교장에게 전달돼 이후 한 교사가 아이들에게 사과하고 끝난 줄 알았는데, ㄱ중에서 같은 일이 또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 교사가 이르면 올 9월, 늦어도 내년 3월이면 교감 승진이 예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ㄱ중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동료 교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ㄱ중학교 교장은 “한 교사가 일부 오해를 살만한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진정이 접수된 게 모두 사실은 아니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며 “교사가 잘못했으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 교사는 <한겨레>가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에 응하지 않았다.

학생인권교육센터 관계자는 “한 교사가 불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아가리 닥쳐’, ‘지랄’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 그 외 발언은 기억에 없다고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한 교사가 인정한 발언만으로 ‘학생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인권교육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 신분상 조치(교장 서면 경고) 등이 담긴 권고문을 ㄱ중학교에 보낼 예정이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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