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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대형 중국 프로젝트 '계륵'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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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 프로젝트 2년여 만에 허가…경기부양 노림수 중국 철수 중인 롯데 '고민'…"공사 재개 여부 미정" [비즈니스워치] 정재웅 기자 polipsycho@bizwatch.co.kr

롯데가 고민에 빠졌다. 총 3조원을 투입해 추진 중이던 중국 '선양(瀋陽 ) 프로젝트' 때문이다. 선양 프로젝트는 당초 2018년 완공이 목표였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공사를 중단했다. 롯데의 주한미군 사드 부지 제공에 반발한 중국 정부는 롯데 때리기에 나섰다. 그 탓에 롯데 선양 프로젝트는 좌초되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그동안 롯데에 대해 몽니를 부리던 중국 정부가 선양 프로젝트에 대해 시공허가를 내줬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다.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는 분명 반길 일이다. 2년 넘게 중단됐던 선양 프로젝트를 재개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하지만 롯데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왜일까.

◇ 멈춰선 선양 프로젝트

선양 프로젝트는 '청두(成都) 프로젝트'와 함께 롯데의 대표적인 대형 중국 사업이다. 롯데는 지난 2008년부터 중 국 동북부 중심지인 랴오닝성(遼寧省) 선양에 총 3조원 규모의 대형 롯데타운을 건설해왔다. 선양 롯데타운은 축구장 23배 면적(16만㎡)에 건축면적만 145만㎡에 달한다.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부지의 약 2배 규모다.

롯데는 이곳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호텔, 영화관, 놀이 시설, 아파트 등을 지을 계획이었다. 이 계획은 지난 2014년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1기 사업으로 2014년 백화점과 영화관 등만 우선 개점했다. 이후 호텔·놀이시설 등을 공사 중이었다. 하지만 2016년 말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선양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었다. 명목은 소방법·위생법 위반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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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선양 프로젝트 조감도(자료 : 롯데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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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 프로젝트 2기를 진행하던 롯데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전체 공정의 55%가 진행된 상태였다. 중국의 특성상 정부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는 한 공사 재개는 불가능했다. 이미 전체 예상 사업비인 3조원 중 2조원을 투입한 마당에 건설을 중단할 수도, 재개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다각도로 방법을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롯데는 결국 공사를 중단한 채 시간만 보내야 했다.

이 때문에 롯데의 첫 해외 복합 테마파크 사업이던 선양 프로젝트는 결국 '계륵'으로 전락했다. 심지어 사드 보복이 본격화됐던 지난 2017년에는 "롯데가 선양 프로젝트를 접기로 했다"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실제로 롯데 내부에서도 한때 선양 프로젝트 철수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선양 프로젝트 중단은 롯데에 큰 상처였다.

◇ 갑작스러운 허가 배경은

한동안 잊혔던 롯데의 선양 프로젝트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 4월부터다. 그동안 롯데를 옥죄던 중국 정부가 선양 프로젝트 2기 공사를 허가했다. 갑작스럽게 허가가 나면서 롯데의 선양 프로젝트는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가장 큰 걸림돌이 없어진 만큼 공사 재개 기대가 높았다. 일각에선 이번 시공 허가를 계기로 롯데에 대한 중국의 제재가 풀리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업계에선 중국 정부의 태도가 갑자기 변한 이유에 주목했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공사를 중단시켰던 중국 정부가 선양 프로젝트를 허가한 데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선양시가 경기 부양을 위해 선양 프로젝트 시공 허가를 내준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의 선양 프로젝트가 대규모 공사인 만큼 공사 재개를 통해 고용은 물론 경기 활성화를 노리는 것 아니겠냐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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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월 중국 선양을 방문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사진 제일 왼쪽)이 '선양 롯데월드' 공사 현장을 찾아 직원들로부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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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선양시가 위치한 랴오닝성을 비롯한 중국 동북 3성의 지역경제는 매우 어렵다. 과거에는 석탄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지만, 최근에는 자원 고갈과 중국 정부의 규제 등으로 지역 경제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동북 3성의 경제성장률은 중국 지역 중 최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조금이라도 타개하기 위해 선양시가 태도를 바꿨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롯데 선양 프로젝트 시공 허가를 내주면서 빨리 공사를 재개하라고 재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선양시의 경기침체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롯데가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재개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동안 중앙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공사 재개를 허락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라고 밝혔다.

◇ 롯데의 깊어가는 고민

선양 프로젝트의 공사 재개 허가는 롯데에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롯데의 표정은 밝지 않다. 오히려 고민이 많다. 롯데는 지난 2017년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엄청난 손실을 본 상태다. 이 때문에 중국 사업 철수를 진행 중이다. 이미 마트는 철수를 끝냈고 백화점도 선양과 청두 두 곳밖에 남지 않았다. 제과와 음료 사업도 축소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대안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시공 허가가 반가울 리 없다. 내부적으로 철수까지 검토했던 프로젝트다. 물론, 이미 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만큼 공사 재개가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 내 롯데의 위상이 사드 보복으로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선양 프로젝트 1기로 이미 운영 중인 백화점도 입점업체들이 빠져나가 수익성이 좋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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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지난 2017년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사업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중국 사업의 단계적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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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2기 공사를 진행해도 향후 기대했던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 그렇다고 공사를 중단하자니 중국 정부의 압박과 그동안 투입한 자금이 걸린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일단 완공 후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확실성에 베팅하는 셈이다. 롯데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롯데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시공 허가가 난 데다 오랜 기간 공사를 쉬었던 만큼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과 절차가 필요하다"라며 "공사를 재개할지, 중단할지 혹은 일단 완공 후 매각할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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