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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내수용'(?) 인종차별 발언에 서방도 '불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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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벨기에·캐나다 정치권 "받아들일 수 없어"

아랑곳 안하는 트럼프, '진보 4인방'에 계속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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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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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이민가정 출신 진보성향 여성 하원의원 4명을 겨냥해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한 발언이 서방 정치권의 도마 위에 올랐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두고 백인 민족주의에 호소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과 벨기에, 캐나다 등 서방 정치권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대변인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언사를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영국 보수당의 총리 후보들도 한 마디씩 거들었다. 보수당의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완전히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논평했으며,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은 "1950년대에나 나올 법한 인종차별 발언을 백악관에서 서슴없이 해 버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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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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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인 니콜라 스터전 제1장관은 "미국 대통령이 자국 선출직 정치인에게 '다른 나라로 가라'고 한 발언은 옳지 않은 것"이라면서 "(이런 발언에) 외교적 예의를 차린답시고 큰 목소리로 분명하게 지적하는 일을 멈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총리를 지냈던 기 베르호프스타트 유럽의회 의원은 "트럼프의 인종차별은 역겹다"면서 "그를 비난하지 않는 유럽 정치인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독일 주요 언론에서도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현지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못난 감성에 의존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전략"이라며 "분명히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라 그 내용에 대한 논쟁은 시간낭비"라고 적었다.

일간 슈피겔 또한 이 같은 지적에 공감하며 웹사이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더 노골적이고 직선적인 인종차별주의에 의존하고 있다"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미국의 이웃나라인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 또한 전날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캐나다에선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의 다양성은 우리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이며, 캐나다인들에게 엄청난 자부심의 원천이기도 하다. 우린 다양성을 계속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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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미국 하원의원.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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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렇다. 그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진보적인 여성 하원의원들'을 지칭해 "완전히 재앙적인 정부가 들어서 있는 나라에서 온 이들"이라고 표현했다.

이 발언의 표적이 된 여성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의 초선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뉴욕),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라시다 탈리브(미시간), 아야나 프레슬리(매사추세츠) 등 4인방이다.

이들은 모두 이민자 가정 출신이며 당내에서 진보파로 분류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카시오 코르테스 의원은 푸에르토리코계, 탈리브 의원은 팔레스타인계, 프레슬리 의원은 아프리카계 흑인이다. 오마르 의원은 어릴 적 소말리아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망명한 최초의 무슬림 의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최악인데다 가장 부패하고 미성숙한 나라에서 왔다"면서 "이런 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강한 나라인 미국 사람들에게 정부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살벌하게 말하고 다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왜 그들은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서 완전히 부서지고 범죄가 들끓는 곳을 고치는 데 도움을 주지 않는가"라며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일갈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외 아랑곳하지 않고 하원의 '진보 4인방'을 계속 맹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도 트위터에서 "급진 좌파 여성의원들은 저속어와 끔찍한 것을 말한 데 대해 우리나라와 이스라엘 국민, 그리고 대통령 집무실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은 그들 및 그들의 끔찍하고 역겨운 행동에 화가 나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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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표적이 된 미국 하원 진보 4인방. 왼쪽부터 라시다 탈리브, 아야나 프레슬리, 일한 오마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의원.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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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인종주의' 논란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대선 당시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태생'을 꼬집으면서 그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거짓 주장을 펼쳤다.

선거운동을 하면서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을 "마약 밀매자이자 강간범"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국경을 넘어오는 이들을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라고 칭했다.

2015년에는 뉴저지에 사는 수천 명의 이슬람교도들이 9·11테러에 환호했다는 거짓 주장을 펼쳐 구설수에 올랐다. 선거운동 중에도 무슬림들의 입국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주장했다.

작년 1월 백악관 비공개 회의에서는 서유럽 국가 출신 백인 이민자들을 선호한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당시 그는 아이티와 엘살바도르를 겨냥해 "왜 우리는 거지소굴(또는 똥통: shithole) 출신자들을 입국시키려 하냐"며 "노르웨이 같은 곳에서 (이민자들을) 더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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