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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선전포고' + 초당적 공동전선…日에 반격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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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힘으로 위기 극복…日, 외교해결 장으로 돌아오라” / 文 대통령 ‘日 보복’ 대응 강경 발언 / 전략물자 밀반출 등 日 억지 주장에 / “한반도 평화 향한 한국에 대한 도전 / 반세기간 축적 한·일 경제협력 틀 깨” / “합리적 방안 논의” 협상 퇴로 열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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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대일(對日) 메시지의 강도가 더 엄중해지고 있다. 한국 기업에 피해가 갈 경우라는 조건부 대응을 예고했던 지난 8일과 달리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이라는 경고 발언으로 확대됐다. 또 장기전을 염두에 둔 듯 “국민 여러분께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기업들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선전포고’로도 읽힐 수 있는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일본의 무역보복이 장기전으로 전개돼 향후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잖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 입장 때부터 굳은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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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일본이 과거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를 북한에 밀수출한 사실이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 자료에서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북한에 전략물자를 밀반출했다는 일본의 엉뚱한 주장에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과 제3자 국제기구의 검증에서도 일본의 허위 주장을 증명할 자신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당초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조치의 이유로 내세웠다가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우리에게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 제재 이행 위반의 의혹이 있기 때문인 양 말을 바꾸었다”고 꼬집으며 일본 관료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한 이유다. 일본의 행위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총력을 다해온 우리 정부에 대한 도전이자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동참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공동노력에 대해 불신을 야기하는 것”이라는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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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특히 “이번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상호의존과 상호공생으로 반세기 간 축적해온 한·일 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며 “우리가 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를 엄중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구나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자국 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한 통상적인 보호무역 조치와는 방법도, 목적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우리의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것은 한국 경제 성장을 발목잡기 위한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시도가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단언했다. “우리 기업들이 일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우리는 과거 여러 차례 전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했듯이 이번에도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는 맥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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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맞댄 靑·재계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경제계 주요인사들을 초청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탈일본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일을 우리 경제의 전화위복 기회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지만 한편으로 기업이 이 상황을 자신감 있게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여야 정치권과 국민의 단합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며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고, 여야 정치권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협력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수위의 대일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협상의 퇴로는 열어뒀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우리가 제시한 방안(한일 기업이 출연해 위자료를 주는 방식)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 없다”며 “양국 국민들과 피해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논의해 보자는 것이었다. 일본 정부는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與·野·靑, 초당적 공동전선 펴나

패스트트랙 대치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여야와 청와대가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에 맞서 초당적 공동전선을 형성할 태세다. 특히 최근 안팎의 악재로 리더십 위기에 놓였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실상 5당 대표까지 포함하는 여·야·정 회동을 전격 제안하면서 일본 경제 보복 대응의 전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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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일본의 경제 제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청와대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회담을 요청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1대1 회동만을 고수한 데서 사실상 5당 대표까지 포함하는 대통령과의 회동을 수용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는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한 지 닷새 만이다. 국가적 위기 앞에서 현 위기상황 타개를 선제적으로 주도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국회 대표단의 방일, 국회 차원의 ‘방미 대표단’ 추진 등도 제안했다. 이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일 경우 제1야당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리더십 등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국가적 위기에 과거를 다시 꺼내 따지고 싶지는 않다”며 정부 대응에 대한 직접 비판은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어떤 정치적인 계산이나 목적을 갖고 이번 대통령 회담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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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가 모든 형태의 회동에 응하겠다고 한 만큼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은 1년4개월 만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앞선 사전환담 등 각종 행사에서 짤막하게 만난 적은 있지만 특정 의제를 놓고 의미 있는 회동을 한 것은 지난해 3월이 마지막이었다.

여야 5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의 일정 및 의제 조율을 위해 모여 18일 개최에 공감대를 이뤘지만 의제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16일 오전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는 일제히 환영하며 동참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함께 모여 남북 판문점 회동, 일본 경제 보복 대응 등 현안에서 초당적인 논의를 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그동안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 회담이 한국당의 ‘몽니’로 번번이 무산된 것에 비춰 보면 참 다행이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신임 대표도 이날 황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청와대 회동을 수용한 것은 잘하신 것”이라고 반색했다.

◆당청, 16일 ‘수출규제 대응’ 연석회의 개최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16일 연석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한다. 민주당 일본경제보복대책특별위원회는 일본 조치의 부당함을 알리는 국제 여론전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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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청은 대미 외교전과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문제 해결 등 외교적 해법과 함께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중장기 방안을 준비할 것”이라며 “내일 당·청간 연석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회의를 주재하고 청와대 측에서는 김상조 정책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외신 등에 직접 의견을 전하기 어려운 정부를 대신해 국제적인 여론전에도 나선다. 특위 간사를 맡은 오기형 변호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특위 분과장 회의를 마친 뒤 “외신과 소통하면서 한국 상황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일이나 이번 주 중 외신기자간담회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위는 오는 17일 일본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긴급 공개토론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일련의 조치에 대해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 등 과거에 연연하는 정부가 문제”(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민족주의에 호소해서는 안 된다”(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등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자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달중·장혜진·곽은산·박현준·이현미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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