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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의인 윤한덕'이 마지막까지 지킨 한국 응급의료 컨트롤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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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대상 영예의 얼굴]

실천대상 -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아무리 작은 병원의 응급실에 가더라도 살아날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하다가 순직한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유지를 계승해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숙제입니다."

만해대상 '실천대상' 수상자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선정됐다. 윤한덕 센터장의 뒤를 이어 부임한 문성우(고려대 안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수상 소식에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우리나라 응급실과 권역 외상센터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윤 센터장님도 하늘에서 지켜보고 응원하시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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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현(오른쪽) 국립중앙의료원 원장과 문성우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고(故) 윤한덕 센터장의 유지를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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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대상 심사위원회는 15일 "지난 설 명절 근무하다가 순직한 윤한덕 선생을 기리고 유지를 잇기 위해 그가 몸담았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윤 센터장은 지난 2월 4일 설 연휴임에도 퇴근조차 하지 않고 집무실에서 일하다가 이날 새벽 사무실 의자에 앉아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책상에는 연휴 재난 대비책과 교통사고 환자 등을 다루는 외상센터 개선 방안, 그리고 미처 완성하지 못한 중앙응급의료센터 발전 방향에 관한 서류 등이 놓여 있었다. 그는 2002년 보건복지부 소속 국립의료원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공직에 입문, 2010년 응급의료지원팀장을 거쳐 2012년부터 중앙응급의료센터장으로 지난 17년간 한국 응급의료 개척자 역할을 해왔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전국의 응급실과 외상센터, 중증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닥터헬기와 구급차를 통해 전국의 119구급대원들이 응급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하도록 대한민국 응급의료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왔다. 또 국민에게 응급의료 서비스 제공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응급의료와 관련된 연구와 정책 개발, 응급의료 종사자의 교육 훈련, 응급의료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모니터링 체계 구축도 담당한다. 이를 위해 응급의료정책팀, 교육홍보팀, 외상체계관리팀 등 7개 팀과 6대의 닥터헬기, 전국 17개 시도마다 설치된 응급의료센터를 연결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사회 안전망 역할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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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명절 연휴 퇴근조차 하지 않고 일하다가 순직한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올해 만해대상 '실천대상' 수상자로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선정됐다. /LG공익재단, 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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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윤 센터장은 그동안 불모지였던 응급의료를 개척한 의료 영웅"이라며 "재난이 발생하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설과 장비 등을 보강해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그의 뜻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한덕 센터장의 뒤를 이은 문성우 신임 센터장도 "'환자 중심의 응급의료'를 외치던 윤 센터장의 노력이 오늘날 우리나라 응급의료 체계 시스템을 발전시킨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윤 센터장이 추진하던 현장과 환자 중심의 응급의료가 되도록 싱크탱크로서의 기능, 재난에 대처할 중앙응급의료상황실 기능 강화 등을 통해 중증 응급환자에게 최선의 의료 혜택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이 상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의 응급실에서 환자들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들이고, 그런 숨은 영웅들이 있었기에 우리나라 응급의료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윤 센터장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그가 남긴 뜻이 이뤄지도록 우리 모든 응급의료센터의 의료진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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