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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만 대선, ‘친중’ 한궈위·‘독립’ 차이잉원 대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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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궈위, 국민당 후보로 결정

하나의 중국 ‘92공식’ 지지

한때 지지율 40% 넘기기도…홍콩 시위 후 지지율 하락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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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11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 대진표가 확정됐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한류 돌풍’을 일으킨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시 시장이 15일 제1 야당인 중국국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맞붙게 됐다.

15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지난 8~14일 대선 후보 결정을 위한 국민당 여론조사 결과 한 시장이 44.8%의 압도적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8조원대 재산을 가진 부호이자 ‘대만판 트럼프’로 불리는 궈타이밍(郭台銘) 전 훙하이(鴻海)정밀공업그룹 회장은 27.7%로 2위에 그쳤다. 궈 전 회장은 경선 패배 시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일단 한 시장에게 공개 축하 인사를 보냈다. 주리룬(朱立倫) 전 신베이(新北) 시장은 17.9%로 3위였다. 한 시장은 17일 당 중앙상무위원회 보고와 28일 국민당 전국대표대회를 거쳐 최종 후보로 확정된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민진당 후보로 확정된 상태다.

한 시장은 대만 정치계의 깜짝 스타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의 강세지역이자 연고도 없는 가오슝 시장에 도전해, ‘최고 부자 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으로 판세를 흔들었다. 20년 만의 국민당 출신 가오슝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단숨에 대선 후보로 떠올랐다.

이번 선거는 대만 문제가 미·중 갈등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홍콩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시위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진 가운데 치러진다. 이 때문에 한 시장과 차이잉원 총통의 대결은 친중파와 독립파의 대결로도 읽힌다.

한 시장은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해 ‘92공식’ 지지 의사를 밝혔다.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중화민국(대만)이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한 것을 말한다. 차이 총통은 92공식을 인정하지 않아 중국 본토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근 일국양제하의 홍콩에서 반중국 정서가 번지면서 대만에서도 중국의 일국양제 통일 방안에 대한 반감과 두려움이 커졌다. 민진당이 지난해 지방선거에 대패하고 차이 총통이 당 대표인 주석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재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높아지는 반중국 정서는 차이 총통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대만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때 40%를 넘겼던 한 시장의 지지율은 하락세이지만 20%대였던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상승세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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