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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환자에게 유리한 자문하냐”…의사에게 압박용 소송 건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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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대형 보험사가 대학병원 교수 개인에게 소송을 걸었습니다.

보험금 지급의 근거가 된 환자 진단서를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인데, 결국 입막음용 소송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3년여 전, 환자의 뇌 손상이 '교통사고 때문'이란 진단서를 발급한 장성호 교수, 그런데 이 진단서 때문에 메리츠 화재로부터 소송을 당했습니다.

진단서를 근거로 보험금 6천만 원을 지급했는데, 그 진단을 믿을 수 없으니 일부를 돌려달라는 거였습니다.

10건이 넘는 보험사 소송에 자문을 해 온 장 교수가 직접 소송을 당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장성호/영남대병원 교수 : "저하고 그 환자를 같이 소송을 건 거죠. 너무 황당무계했죠."]

메리츠가 소송을 걸자 다른 보험사는 이 소송을 자신들의 재판에 이용합니다.

DB 손해보험은 장 교수의 자문을 믿을 수 없다는 근거로 '메리츠와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DB손해보험 관계자/음성변조 : "특정 의사분이 유일하게 이렇게 (진단)하고 계셔서 다른 보험사들도 똑같이 심각하게 좀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걸 이제 저희가 캐치를 한 거죠."]

메리츠는 뇌 신경의 미세한 손상을 찾아내는 장 교수의 검사법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에 의사에게까지 소송을 걸었다고 주장합니다.

[ 메리츠화재 관계자/음성변조 : "진단을 조금 객관적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별개의 소송을 진행하게 된 거고요."]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진단의 객관성은 환자와의 소송에서 가려야 할 문제인데도 자문 의사를 걸고넘어진 건 입막음용 소송이라고 비판합니다.

[신현호/KBS 자문변호사/의료 소송 전문 : "의사 입장에서는 사실은 감정비 몇 푼 받고 민사 소송이나 당한다면 누가 감정을 해주겠어요. 이거는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를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이 압박용 소송에 장 교수는 2년 넘게 시달려야 했습니다.

[장성호/영남대병원 교수 : "그쪽에서는 법무 법인이 4개가 들어오고요. 변호사만 수십 명이 변호인단이 되고 소송을 해보니까 개인이 힘들더라고요."]

메리츠는 소송 도중 장 교수의 이름을 뺐고, 대법원은 최근 DB 손해보험과의 소송에서 장 교수의 판단이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김민철 기자 (mc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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