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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아홉 살 어린이 이용봉의 세뱃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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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2천만 동포들이 3개월 동안 흡연을 폐지하고, 한 사람이 매달 20전씩 거둔다면 모을 수 있는 것이다"

1907년, 대한제국의 사람들은 모금을 해서 직접 나랏빚을 갚고자 했습니다.

< 국채보상운동 : 국민이 주도하여 국가가 일본에 진 빚을 갚고자 한 모금 운동 >

여성들은 비녀와 가락지를 내놓았고 심지어 아홉 살 어린이 이용봉은 꼬깃꼬깃 모아둔 세뱃돈까지 내놓았습니다.

"나라 위하는 마음과 백성 된 도리에야 어찌 남녀가 다르리오"

- 대한매일신보/1907년 3월 8일

" 아홉 살 어린이 이용봉도 세뱃돈 얻어 보조하니…"

- 노래 < 국채보상가 > 중

일본에게 강제로 빌린 1300만 원의 차관 때문에 나라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보다 못한 시민들이 직접 나서기 시작한 것입니다.

비록 이 국채보상운동은 실패로 마무리됐지만, 그들이 알리고자 했던 것은 조선인은 일본의 지배를 원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몇년 전 JTBC 보도국에 배달된 성금 1020만 원, 그리고 몇몇 분들이 더해준 성금들…

그는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로 인한 일본의 돈은 필요 없으니 시민이 대신 모금이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언론사가 모금의 주체가 될 수는 없는 일이어서 돌려드리려 해도 그는 늘 사양했지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그 돈을 보관 중입니다.

언젠가는 뜻깊은 쓰임새가 있으리라는 소망과 함께 말입니다.

일본산 물건을 사지도, 팔지도 않겠다는 자발적인 시민들의 움직임은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대응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그래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현실적인 시각도 물론 존재합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이런 불매 운동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려옵니다.

냉정하게 본다면 틀린 말도 아니겠지요.

그러나…

1907년을 살았던 아홉 살 이용봉 어린이는 꼬깃꼬깃 접어둔 세뱃돈을 내놓았습니다.

2016년을 사는 한 시민은 가족이 함께 모은 1020만 원을 보내왔지요.

그리고 오늘 2019년을 사는 시민들은 좋아하던 일본 맥주에서 손을 거두고, 가고 싶었던 휴가 여행을 거둬들입니다.

분명한 것은 그 모든 것들이 백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누군가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함부로 무시되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겠지요.

영화 속 그 대사는 그래서 아직까지도 유효하고 그것이 아직도 유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말입니다.

"알려줘야지… 우리가 계속 싸우고 있다고"

-영화 < 암살 >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손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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