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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TT 21조’ 앞세우는 일본, WTO 대응전략 통째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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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위협’ 근거로 삼은 전략물자 북한 반출설도 ‘캐치올’도 증거 못 내놔

23~24일 WTO 의제 올라…일, 국제기구 조사도 거부

정부, 최혜국 대우 위반 등 1조·11조항 ‘대응카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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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일본제품 판매 중단 확대 선언 15일 오전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네 마트는 물론 편의점,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으로 일본제품 판매 중단 운동의 확대를 선언하면서 일본산 제품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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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세계무역기구(WTO) 안건으로 공식 채택된 가운데 이번 조치의 근거로 제시된 ‘국가안보 위협’이란 명분이 흔들리고 있다. 한·일 실무협의에서 구체적인 위협 행위를 제시하지 못한 데다, 한국이 제안한 ‘대북 제재 위반 여부에 대한 국제기구 조사’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자의적인 규제 적용 정황이 짙어지면서 국제사회 여론이 한국에 우호적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는 23~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의제로 논의된다. 일본은 이번 조치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규정 제21조(안보상의 예외조치)에 해당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 수출한 전략물자의 북한 유입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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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회원국은 임의대로 수출규제를 단행할 수 없다. 국가안보 문제라도 GATT 제21조를 공정하게 행사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규제를 일방적으로 도입하면서 이 제품들의 ‘북한 반출설’만 흘렸을 뿐 이렇다 할 증거는 대지 못했다. 또 ‘캐치올 규제’를 들어 재래식 무기 개발에 사용 가능한 품목들에 대한 수출규제를 한국이 소홀히 했다는 입장도 추가로 내놨지만, 이 역시 근거가 빈약하다.

그간 GATT 제21조가 인정된 사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이 유일하다. 우크라이나는 2017년 3월 러시아에서 공급받는 상품에 비관세 제재가 가해지자 WTO에 제소했다. 지난 4월 WTO는 두 나라가 사실상 준전시 상황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 러시아의 제재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안보 분야에서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묶인 데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인적·물적 교류를 지속해온 한·일관계를 두 나라 사례처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작년 3월 미국이 수입 철강에 ‘관세 폭탄’을 매기면서 안보 위협을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일본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중재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비슷한 보호무역 행태를 취했을 수 있다. 나아가 일본이 GATT 제20조(전략물자 수출통제 실효성 확보를 위한 예외조치)를 또 다른 방패막이로 들고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통상 전문가들은 WTO 판정으로 가더라도 한국이 유리하다고 예상한다. 일본이 지금의 수출규제보다 강도가 약한 대안을 고민하지 않았고, 당사국인 한국과의 합의 도출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도 GATT 규정상 대응카드가 있다. 우선 일본이 국제법상 금지된 수출규제를 실행했다는 점을 들어 GATT 제11조(수량제한 금지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WTO는 수량제한 행위가 관세 부과보다 손쉽게 무역제한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어 특별한 예외가 아니라면 이를 금지한다.

또 향후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 제3국으로 수출할 때보다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된다. 한국은 이 부분이 WTO 회원국 사이에 차별을 둬서는 안된다고 정한 GATT 제1조(최혜국 대우 의무)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이천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실 부연구위원은 “일본은 수출규제의 근거가 된 사실관계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며 “WTO 논의는 투명성 확보와 적법절차 준수라는 측면에서 일본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형·남지원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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