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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CEO LOUNGE] 취임 1년 맞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 5G 점유율 30% ‘득의양양’…화웨이는 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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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1956년생/ 부산대 사학과/ 와세다대학원 경영학 석사/ 1985년 LG금속 입사/ 2003년 LG디스플레이 상무/ 2013년 LG전자 HE사업본부장/ 2015년 LG 대표이사 사장/ 2018년 LG유플러스 부회장(현)


“5G 가입자 점유율을 30% 이상 확보해 이동통신 시장의 판을 바꾸겠다.”

LG유플러스가 최근 공식 입장을 통해 내놓은 일성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63)이 7월 16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지난 1년간 쉼 없이 선보인 공격적인 정책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하현회 부회장 취임 이후 LG유플러스 행보는 업계 유일 또는 최초로 시도한 정책의 연속이었다.

특히 국내외에서 내로라하는 주요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가 눈에 띈다. CJ헬로 경영권을 인수한 데 이어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제휴한 것이 대표 사례다.

AR, VR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8i·덱스터·벤타VR·어메이즈VR과, 5G 게임은 엔비디아·해치엔터테인먼트와 각각 제휴를 맺었다. 구글과는 공동 투자를 통해 VR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아시아 최초로 AR 콘텐츠 제작 전용 스튜디오인 U+AR스튜디오도 100㎡ 규모로 구축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네이버와 손잡고 AI(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스마트홈 서비스에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하는 식이다.

5G 시대에 들어서도 LG유플러스의 공격적인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발표한 5G 요금제의 경우 최저 5만5000원에 SK텔레콤보다 1GB 많은 9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최고가 요금제도 12만5000~13만원인 경쟁사보다 싼 9만5000원으로 책정해 차별화했다. 5G와 함께 업계 최저 7만원대 LTE(4세대 이동통신) 완전 무제한 요금제, 국내 최초 로밍 음성 수신 무료화, 5G 자율주행차 도심 주행 첫 시연 등도 업계에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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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정책들은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LTE 시장에서 점유율이 22~23%에 그쳤지만 5G 상용화 이후 지난 6월에는 자체 집계 결과 29%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5G 스마트폰이 첫선을 보인 4월부터 6월 말까지 3개월 동안 번호이동 시장 신규 가입자 점유율 역시 LG유플러스가 약 31%(알뜰폰 제외)를 차지했다. 20년 이상 고착화된 이통 3사의 점유율 구조 ‘5:3:2’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만년 3위 탈출’이 더 이상 꿈이 아니다.

그뿐인가. 올해 1분기 U+tv 가입자는 13만명 급증했다. 같은 기간 KT와 SK브로드밴드의 순증 가입자 11만4000명, 11만9000명을 1만명 이상 웃돌았다. 지난해 11월 IPTV 업계 최초로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맺은 덕분이다. 여기에 CJ헬로 인수가 확정되면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업계 4위에서 2위로 뛰어오른다.

하현회 부회장도 지난 1년간 경영성과에 대해 나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열린 LG유플러스 임원 워크숍에서 “5G 시대 스타트를 잘 끊었다고 본다. 선제적이고 주도적인 점이 고무적이며, 전략 방향도 올바르게 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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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부회장은 매주 적어도 1회 이상 현장 지도에 나설 정도로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주로 고객센터, 대리점 등 영업 현장에 주 1회 방문을 목표로 한다. 일선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만나 소비자 반응이나 직원 의견을 청취하고 서비스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한다. 사업별 세부 항목에 대해서도 꼼꼼하고 섬세하게 챙기는 스타일이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LG유플러스의 공격적인 행보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무엇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한창인 국내에서 유일하게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 중인 점이 걸린다. LG유플러스 주가는 올 1월 1만8000원을 넘기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해 미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최근 1만3000원대까지 하락, 하 부회장 취임 전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하현회 부회장은 “화웨이 장비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무역분쟁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 역력하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용산 미군기지 부근 이동통신 기지국 10여곳에서 화웨이 장비를 노키아 등 다른 회사 장비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 리스크’를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5G 서비스 상용화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5G 시대라지만 정작 5G 속도를 체감할 만한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며 화웨이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이기는 하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는 고객도 있다. 이런 불안을 불식하고 5G 시장에서 선도적인 이미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VR, AR 등 LTE에서 누릴 수 없는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야구, 골프 등 스포츠 게임 앱과 ‘아이돌 라이브’ 앱 등을 통해 개인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가령 야구는 1~3루나 외야 등 사용자가 원하는 관점에서 경기 관람이 가능하고 골프는 사용자가 선호하는 조별 경기 장면만을 연속해서 보여주는 식이다. 여기서 VR, AR 기능을 강화해나가며 5G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CJ헬로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당면 과제다. 현재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허가 여부를 심사 중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려면 알뜰폰사업부는 분리매각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CJ헬로의 알뜰폰사업부를 인수하면 현재 SK텔레콤과 KT의 통신망을 사용하는 CJ알뜰폰 가입자들이 고스란히 LG유플러스로 넘어가는 데다, 미디어로그를 통한 ‘U+알뜰모바일’ 외에 알뜰폰 자회사가 추가돼 1개 MNO(이동통신)가 MVNO(알뜰폰) 사업자 두 곳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는 과거 공정위 행정지도에도 저촉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전기통신사업법상 1개 MNO가 1개 MVNO만 소유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으며, 일본 소프트뱅크도 MVNO 사업자인 ‘와이모바일’이 경쟁사인 NTT도코모망을 사용하고 있다며 반박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CJ헬로를 LG유플러스가 합병하는 것이 아닌, 지분만 인수해서 사업은 계속 그대로 할 예정이다. 기존 가입자는 계속 경쟁사에 가입된 형태다. 법적 문제가 없는 만큼 굳이 알뜰폰사업부만 분리매각을 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알뜰폰사업부 매각 논란은 결국 경쟁사들도 CJ헬로 인수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알뜰폰보다는 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가 더욱 비중이 큰 사업 부문인 만큼 설령 알뜰폰 사업을 분리매각한다 해도 LG유플러스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낸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일러스트 : 강유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7호 (2019.07.17~2019.07.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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