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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뉴욕타임스 트래블] 성당서 항구까지…친숙한 듯 낯선 `환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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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바르셀로나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티비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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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로니아 지역 수도이자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Carlos Ruiz Zafon)의 고향인 바르셀로나에는 아직도 숨겨진 매력이 많다. 그의 베스트셀러작 '소음 밑의 보물(Treasures beneath the noise)'에는 고향 바르셀로나가 초상화처럼 생생하게 그려지는데, 작가 본인이 자주 가는 곳을 묘사했다.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들은 친숙한 곳처럼 보여도 그만의 환상적인 시점으로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루이스가 추천하는 5곳을 소개한다.

① 카레르 델스 바니스 노우스

루이스는 바르셀로나 성당(Cathedral of Barcelona)에서 카레르 델스 바니스 노우스(Carrer dels Banys Nous)를 거쳐 항구인 포트 벨(Port Vell)까지 걸어갈 때 펼쳐지는 상반된 매력을 좋아한다. 걷기 좋게 나 있는 이 길은 좁고 어두운 고대 로마의 벽을 따라 시작해 고딕지구의 중심을 가로지른 다음 탁 트인 항구에서 끝난다. 그의 한줄 평. "당신은 이 길을 걷는 동안 여러 세기에 걸친 도시, 겹겹이 쌓인 역사의 층을 만날 수 있답니다."

② 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가우디의 거대한 작품 중 하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이 성당은 그의 아버지가 여전히 살고 있는 곳이자 그가 자란 지역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다. 마지막 한줄 평가. 지금도 루이스는 성당을 매력적으로 느낀다. "기괴하고 현란하다며 비웃음을 사고 방치됐던 곳이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 명소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답니다."

③ 세멘티리 데 몽주이크

오래된 묘지 구역에서는 19세기 거물들이 죽음 속에서도 부를 과시한 화려한 묘지와 궁전을 볼 수 있다. 루이스는 "과도함과 죽음의 결합에는 뭔가 매혹적인 것이 있다"고 말했다. "지옥에서 온 복수심 가득한 천사들이 있는 사치스러운 건물들을 보게 될 겁니다. 마치 현실 세계가 아닌 듯하죠." 그는 이어서 해질녘 이후에는 출입문이 잠기니 들어가지 말라고 전했다. 한줄 평가는 이렇다. "하지만 전 여전히 세멘티리 데 몽주이크가 너무 좋습니다. 아무리 으스스한 곳이라고 해도 말이죠."

④ 티비다보

루이스는 티비다보 산(Tibidabo mountain) 꼭대기까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을 좋아한다. 일단 그곳에 가면 100년 된 레스토랑인 라 벤타(La Venta)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바르셀로나의 놀라운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산 위쪽으로 더 올라가면 화려한 5성급 호텔로 복원된 그란 호텔 라 플로리다(Gran Hotel La Florida)와 새롭게 단장한 티비다보 놀이공원(Parc d'Atracions Tibidabo)을 만날 수 있다. 한줄 평가가 예사롭지 않다. "라틴어로 티비다보는 '내가 너에게 줄 것이다'라는 뜻인데, 악마가 예수를 유혹할 때 쓰는 말이랍니다. 저는 언제나 그 이름이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악마가 이 모든 세속적인 쾌락으로 우리를 유혹하며 이 산에 오른다는 의미에서 말이죠."

⑤ 메르카도 데 라 보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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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최고의 식도락 거리로 거듭난 메르카도 데 라 보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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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통의 19세기 식품시장인 메르카도 데 라 보케리아에 대해 "이 도시가 어떤 곳이었는지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요리하는 사람들과 일반 요리사를 위해 물건을 공급하던 곳이었는데 오늘날 카탈로니아 최고의 식도락 거리로 발전했다. 인상적인 그의 한줄 평가. "메르카도 데 라 보케리아에서는 여전히 최고의 음식과 향신료를 만날 수 있습니다. 50년간 타파스를 만들어온 사람들의 타파스를 맛볼 수 있죠."

※ 뉴욕타임스 트래블 2019년 6월 24일자

로런 슬로스 ⓒ2019 THE NEW YORK TIMES

[정리 = 이지윤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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