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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가혹하다"…자영업자 분노와 안도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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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최저임금이 8950원으로 결정되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다행'이라는 의견과 '가혹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은 12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카페 전경.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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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 인상률에도 '토로' 쏟아져…점주들 "본사 고통 분담해야"

[더팩트|이민주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소폭 인상에 그쳐 다행"이라는 안도와 "'인상 자체가 가혹하다"는 불만 섞인 우려가 공존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3차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8950원으로 의결했다. 지난 2010년 이래로 10년 만에 가장 낮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2.87%이며 시급을 기준으로는 240원이 올랐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최저임금 논란이 일단락된 가운데 서울 시내의 소매점주들의 표정을 살펴봤다. 지난 2년간 연속해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리를 기록한 때문인지 몇몇 점주들은 "이 정도 인상에서 그친 것이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2018년도 최저임금은 직전 해에 비해 16.4%, 2019년도에는 10.9% 오른 바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A씨는 올해는 알바생을 더 줄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A씨는 "지난해와 재작년 최저임금이 연속으로 큰 폭으로 오를 때 3명이던 아르바이트생을 2명으로 줄였다"며 "올해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다만 얼마나 높아질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막상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을 보니 생각보다 적게 오른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인 B씨는 "어치피 안 오를 수는 없지 않냐.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을 보고 얼마 오르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정부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린다고 해서 이번에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최저임금 상승에도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하지 않고 그대로 안고 갔었다. 그런데 점점 인건비가 부담으로 다가와 올해도 많이 올라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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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인상률에 관계 없이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이 부담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소상공인 연합회 주최로 열린 소상공인 총궐기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 모습.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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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더는 못 견딘다"며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점주들은 이미 인건비 부담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또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대구에서 편의점을 하는 점주 C씨는 "정말 너무 힘들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3분의 2 이상이 하루에 12시간 이상 근무를 한다. 아르바이트생 고용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하루에 18시간씩 일하는 점주도 있다"며 "점주의 절반 이상은 최저 생계비도 못 벌어가는 지경이다. 이 와중에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하지는 못할망정 또 인상한다니 절망적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편의점 점주 D씨도 "내년도 최저임금이 2.9% 올랐다고 하지만 3년 전보다 이미 30%나 오른 상황이다. 최저임금이 8000원대라고는 하지만 여기에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는 시급이 1만원을 넘는다"며 "가혹한 현실을 더는 버티기 힘들다. 특히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 내년에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견해는 엇갈렸지만, 프렌차이즈 매장 및 편의점 점주들을 중심으로 정부와 프랜차이즈 본사의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양쪽 모두 공감했다.

앞서 적정 수준의 인상률이라는 견해를 밝혔던 B씨는 "본부에서 대리점주의 고통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 점주와 본사가 상생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점점 커지는 인건비 부담을 본사에서 일부 덜어줘야 한다"며 "높은 신선육 원가율을 낮춰주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편의점 점주 D씨는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만 원 정도"라며 "정부가 대책이라며 운영 중인 '일자리 안정자금' 제도는 소상공인을 돕기에 역부족이다.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률과 관련해 경제단체 및 정치권의 반응 역시 엇갈렸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노사 대표 간의 성숙한 합의 정신이 돋보인 결과"라며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자유한국당은 "시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재심의를 요청했다.

경제단체들은 하나같이 "아쉽다"는 평가다. 전국경제인엽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2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29%에 달하면서 최저임금 수준은 이미 중소·영세기업의 지불능력을 넘어섰고 취약계층들도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결정은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 경영계 전반으로 부담이 가중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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