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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목사님의 호통…“연봉 5억이 많다고 하면 복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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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하나에게 연봉이 150억 원이래요. 아니, 천억 가까이해. 우리나라도 벌써 거의 천억으로 치닫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목사에게 연봉 5억을 주는 것을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십니까? 일하는 것이 얼만데. 치사스럽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래서 복 못 받는 거야."

국내 침례교회 가운데 최대규모인 성락교회의 원로목사 김기동 씨가 올해 1월 1일 신년 예배 설교 가운데 한 발언입니다.

김 목사는 1969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성락교회를 세워 담임목사로 재직하며 한때 등록 교인 10만 명을 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장본인입니다.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준 뒤에도 원로목사로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 목사는 왜 공개적인 자리에서 뜬금없이 본인의 연봉을 공개했을까요? 그것도 대기업 임원 연봉에 해당하는 액수가 고액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치사스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신도들을 꾸짖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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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받은 목사님

당시 김기동 목사는 한창 재판을 받던 중이었습니다. 2017년 5월 성락교회 일부 신도들은 김 목사가 목회활동비 60억 원을 횡령하고 자신이 구입한 건물을 교회에 팔아 40억 원을 받은 뒤 등기는 넘기지 않고 아들에게 증여했다며 김 목사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습니다. 검찰은 수사 끝에 김 목사를 재판에 넘긴 뒤, 지난해 7월 횡령·배임 혐의를 적용해 징역 5년을 구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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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활동비로 매달 5천4백만 원씩, 모두 60억 원 한꺼번에 받아

김 목사가 횡령을 했다는 목회활동비는 교회가 담임목사에게 전도와 선교 등에 사용하도록 급여 외에 지급하는 예산입니다. 예산의 성격상 매달 사용한 실비를 정산해 돌려받는 것이 정상이며 실제 회계사들도 그렇게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 목사는 우선 스스로 이 목회활동비를 월 5천4백만 원이란 천문학적인 액수로 책정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적금 통장에 모으게 한 뒤 60억여 원을 한꺼번에 받았습니다.

목회활동비를 다시 교회에 대여해 사채이자 챙겨

이렇게 모은 60억 원을 김 목사는 다시 성락교회에 대여합니다. 그리고 매달 0.6%, 연 7.2%의 이자율을 적용해 이자를 받아 또다시 수억 원을 모았습니다. 말 그대로 목회활동을 위해 사용하라고 지급한 예산으로 목돈을 만들어 챙긴 것도 모자라, 자신이 담임목사로 재직 중인 교회를 상대로 이자놀이를 한 셈입니다.

전 사무처장 증언 "적립을 한 것은 목사 본인 요청…사채 이자도 직접 언급"

취재진은 이 믿을 수 없는 기행을 확인하기 위해 30년 동안 성락교회의 회계를 담당했던 전 사무처장 A 씨를 만났습니다. A 씨는 "목회활동비를 적립해서 적금이 차면 관리인이 그 돈을 가져갔다"면서 "적립을 하는 것은 김기동 목사 본인의 요청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은행보다 높은 이자율을 적용한 데 대해 A씨는 "교회가 사채업을 하는 신도들로부터 자금을 대여할 때 적용받는 사채 이자를 본인에게도 똑같이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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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이 아니었습니다. 김 목사는 1997년 교회 장로에게 15억 원을 빌려준 뒤 이를 돌려받지 못하자 장로가 소유한 부산의 한 빌딩을 대신 넘겨받았습니다.

그리고 1년 뒤인 1998년 성락교회에 이 건물을 40억 원에 매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자신이 대표자로 있는 교회에게 자신이 소유한 건물을 판 겁니다. 물론 해당 건물과 관련된 임대차보증금과 근저당권의 변제 의무도 함께 교회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정작 김 목사가 건물 소유권을 이전한 대상은 교회가 아니라 자신의 아들이었습니다. 건물에 걸려 있는 빚은 교회가 갚게 하고 소유주는 아들이 되게 한, 그야말로 신묘한 재테크 수법이었습니다. 물론 대형 교회의 재산을 마치 본인의 재산처럼 '굴린' 대담함이 없었다면 실현될 수 없는 재산증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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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의 신년 예배 설교로 돌아가 볼까요. 본인이 받았다는 '연봉 5억 원'은 매달 5천4백만 원씩 적립한 목회활동비를 지칭한 것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목회활동비는 급여 외에 받는 일종의 '업무추진비'입니다. 얼핏 통념을 벗어난 목사의 실언으로 들릴 법한 이 발언은 사실 본인이 횡령혐의를 받고 있는 돈이 업무추진비가 아니라 교회로부터 받은 급여이고, 이 때문에 횡령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적극적인 항변이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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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혐의 모두 인정...1심서 '징역 3년' 선고

그렇다면 법원의 판단은 어땠을까요. 서울남부지법 제13 형사부는 오늘(12일) 1심 선고공판에서 김 목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목회활동비 횡령 혐의와 교회 부동산을 아들에게 넘겨 교회에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도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특히 목회활동비 횡령에 대해 법원은 "김 씨가 목회활동비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은 사적 처분이 허용된 보수가 아니라 목회활동과 관련한 것으로 용도가 정해져 위탁된 돈으로 봄이 타당하다"면서 "김 씨는 용도와 목적이 정해져 있는 목회활동비를 개인자금과 같이 보관, 관리하다가 이를 교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대부분 성락교회와 교인에게 대여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목사 측이 "매월 지급받은 목회비는 사례금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처분하도록 맡겨진 돈이므로 어떤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횡령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법원은 "성락교회의 목회비 관련 내용 예산 내역서와 지출근거를 살펴보면 목회비는 목회와 관련된 용도가 정해진 판공비 내지 업무추진비의 성격이 드러날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원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교회는 교인들의 헌금으로 운영되므로 설립자인 담임목사라고 해서 교회의 재산과 담임목사의 재산을 동일시할 수 없으며 교회재산은 엄격히 교인들이 헌금을 한 뜻에 따라 사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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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락교회 "교회운영권과 재산 떼어가려는 불순한 사건"

성락교회 측은 판결이 나오자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습니다.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판례와 법리에도 맞지 않는 부당한 판결"이라며 "전직 교회사무처 책임자들이 회계처리를 전횡한 자료를 토대로 진행된 사건이고, 원로 감독을 음해하려는 악의를 가지고 사실관계와 증거자료를 왜곡하여 교회에서 내쫓아 교회운영권과 재산을 떼어가려는 세력에 협력하여 진행된 불순한 사건"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취재진이 김기동 목사를 오랜 시간 밀착 취재한 이유는 대형교회 담임목사가 교인들의 헌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하며 호화생활을 누리는 수법이 김 목사의 여러 비행에 적나라하게 담겨있기 때문이었습니다. KBS는 오늘 밤 <뉴스 9>를 통해 이 같은 생생한 취재 내용을 보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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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욱 기자 (donke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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