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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드루킹 "文정권, 관제민족주의로 뭉쳐 反日 강조…망국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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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서 작심 발언
"정권 적폐로 찍혀 사회적으로 매장됐다"
"文, 일본 싫어해…참모들도 日 얘기 질색"

조선일보

여론 조작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씨가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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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대선 등을 겨냥해 포털사이트 댓글의 공감수를 조작하는 방식 등으로 여론에 영향을 끼치려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49)씨가 1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김씨는 또 "관제민족주의로 온 정권이 똘똘 뭉쳐 반일(反日)을 외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일(對日)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 발언도 쏟아냈다.

김씨는 이날 10페이지 분량의 글을 준비해왔다. 그는 "지난해 3월 구속된 이후 수사와 재판을 받는 동안 15개월 20일이 지났다"며 "이(문재인) 정권의 적폐로 찍힌 다른 사건들처럼 한때 그들과 한 배를 탔던 저조차 사회적으로 매장되고 짓밟히며 방어권이 거의 없는 상태로 검경과 특검 등에 두드려 맞으며 여기까지 왔다"고 운을 뗐다.

김씨는 이어 "제가 구속되고 언론에 보도되자 김 지사는 저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며 "그 후 일본 대사와 오사카 총영사 등 인사와 관련된 사실들에 대해서 김 지사는 마치 제가 그 자리를 탐했고, 그 때문에 자신을 협박했다는 취지로 저를 파렴치범으로 몰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김씨는 "저는 문 대통령의 집권 직후 이 정권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깨달았다"며 "문 대통령은 선악 이분법으로 일본과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이어 "제 소신은 한·미·일 공조로 (위기를) 풀어야 한다고 본다"며 "개성공단 투자도 일본과 힘을 합쳐야 뒷탈이 없고 이를 위해서는 일본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이 문제를 수차례 문 대통령 측근들에게 이야기했지만 그들은 일본이라는 말만 나오면 질색했다"며 "문 대통령이 일본을 지극히 싫어해 참모들도 그렇게 반응한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강제징용 재판 판결에 시간을 끌었다고 구속했다"며 "그러나 그동안 일본과의 문제를 해결할 주체는 문 대통령이지만 책임을 방기한 채 오늘날 관계 파탄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는 "양 전 대법원장 등 사심없이 일본과 관계를 회복하려던 정치인이나 저같은 사람들을 모두 감옥에 가두고 관제민족주의로 온 정권이 똘똘 뭉쳐 반일을 외치고 있다"며 "이 나라를 망국(亡國)으로 몰고 가는 것인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발언 말미에 김씨는 "조오현의 시로 최후 진술을 하려 한다"며 "잉어도 피라미도 다 살았던 봇도랑. 맑은 물 흘러들지 않고 더러운 물만 흘러들어. 기세를 잡은 미꾸라지 놈들. 용트림할 만한 오늘"이라고 했다.

김씨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기일은 오는 8월 14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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