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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팝인터뷰①]'비스트' 유재명 "본능으로 접근..무의식중 디테일 나오면 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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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배우 유재명/사진=NEW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잘 표현하고 싶어 광기에 싸여있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비밀의 숲’, ‘라이프’ 등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한 배우 유재명이 영화 ‘비스트’를 통해서는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아 감탄케 하는 열연을 펼쳤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유재명은 ‘비스트’ 시나리오를 받고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했지만, 도전 의식에 함께 하게 됐고 고통스러웠던 만큼 쾌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서는 상업 영화 주연이라는 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저 어떤 작품인지, 내 캐릭터는 어떤 인물인지를 파악하는 게 더 중요했던 것 같다. 전사에 대한 설명은 안 돼있고, 풀어놓은 방식 역시 의도적으로 배제돼있어 나부터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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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스트' 스틸


유재명은 극중 ‘한수’(이성민)의 살인 은폐를 눈치 챈 라이벌 형사 ‘민태’ 역을 맡았다. ‘민태’는 원칙을 최우선으로 하는 강력반 2인자로, ‘한수’와 사사건건 대립하며 영화의 긴장감을 높인다.

“‘민태’에 대한 구체적인 전사가 없어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파악하기 쉽지 않겠다 싶었다. 내가 표현을 해야 했는데 결혼을 했는지, 아이가 있는지 등의 일반적인 전사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본성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는 역할이라 애초에 그런 건 과감하게 포기했다. 대신 본성의 모습을 끝까지 밀어붙이려면 디테일이 정확해야 했다. 그런 게 제일 중요했다.”

이어 “극한의 감정을 가진 인물들이 작품을 끌어갈 때 난 그들과의 밸런스를 위해 광기를 눌러서 표현하되 끝까지 유지해야 했다. 드러낼 수 있는 서사는 많이 없지만, 표정, 태도, 상태 등으로 계속 끌고 가야 했기에 힘들었다. 동시에 재밌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재명은 인위적인 무언가를 덧붙이기보다는 연기에 본성으로 접근하며 캐릭터 그 자체로 거듭났다. 그 과정에서 무의식적인 연기들이 나왔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쯤 ‘한수’가 ‘민태’에게 왜 그랬냐고 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과 웃음이 나오는 순간이 있다. 작품을 시작할 때는 상상할 수 없었지만, 모든 게 ‘민태’의 그 모습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손을 씻는 장면에서도 물을 한 번 끄고 다시 바로 튼다. 단순한 디테일이지만, 그게 ‘민태’ 같아서 좋았다. 체화된 ‘민태’를 느끼려고 하다 보니 본능적으로 나왔다. ‘민태’로 살면서 나도 모르게 디테일이 나왔을 때 쾌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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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재명/사진=NEW 제공


무엇보다 유재명은 ‘비스트’의 연출을 맡은 이정호 감독의 열린 작업 방식에 대한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감독님이 되게 열려 있다. 자신이 선택한 걸 강요하는 게 아니라 배우에게 맡긴다. 테이크가 많이 간 신이 많았는데 NG가 나서가 아니라 OK가 났음에도, 다른 결로 하는 걸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장면마다 버전이 많았다. 엔딩도 경우의 수가 많았다. 그때도 선택을 고집하지 않고 골치가 아플 정도로 열어놨다. 어떤 게 최고의 선택일지 끝까지 고민했다.”

“‘민태’를 잘 표현하고 싶어서 ‘비스트’를 하는 동안 광기에 싸여있었다. 돌이켜보면 모진 작업이었던 것 같지만, 그 고통스러운 창작 시간을 통해서 한 단계 성숙된 것 같다. 마냥 쉬웠다면 쾌감은 덜했을 거다. ‘비스트’의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관점이 다소 불친절하게 보이지만, 인간의 본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탐구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관객들 사이 다양한 해석이 나오면 좋겠다. (웃음)”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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