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 중계 방식의 달 탐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3월 미국 우주인을 다시 달에 착륙시키는 계획을 애초 2028년에서 2024년으로 4년 단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에 맞춰 그리스 신화 속 달의 여신에서 따온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과거 아폴로 프로그램은 '새턴 V' 우주 로켓으로 탐사선 아폴로를 달까지 보내는 식으로 진행됐다. 임무를 마친 우주인들은 다시 탐사선을 이륙시켜 지구로 돌아왔다. 50년 만에 재개되는 유인(有人) 달 탐사는 50년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주 로켓과 탐사선 사이에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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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는 당초 2028년까지 달 궤도에 달 탐사의 전초기지인 게이트웨이를 건설하기로 했다. 게이트웨이에는 우주인 4명이 머물며 다양한 우주 실험을 하고 수시로 달착륙선을 타고 달 표면을 오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우주인 달 착륙 시기가 4년 앞당겨지면서 NASA의 게이트웨이 건설도 같이 일정이 당겨졌다. 그만큼 게이트웨이 규모도 축소됐다. 일단 우주인 거주와 태양광 발전용 모듈(구성단위) 등 핵심 부분만 만들기로 했다. 여기에 지구에서 온 우주선과 달을 오갈 착륙선이 도킹(결합)한다.
게이트웨이 건설은 미국과 유럽·러시아·일본·캐나다 등이 참여하는 국제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우리 정부도 참여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우주 로켓 개발 일정 맞출지 의문
그래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미국 정부는 달 탐사를 위해 16억달러(약 1조8600억원)의 예산 증액을 요구했지만 의회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NASA 예산을 늘려도 달 탐사보다는 과학 연구에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주인 달 착륙 일정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시 임기 마지막 해인 2024년에 맞춰졌다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달까지 갈 우주 로켓도 문제다. 달까지 가려면 20~50t의 화물을 우주로 올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초대형 로켓이 필요하다. 아폴로 프로그램의 새턴 V는 118t을 우주로 올릴 능력을 가졌다. 보잉은 NASA와 계약해 2012년부터 새턴V를 이을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을 개발하고 있다. SLS는 70t 화물을 실을 수 있다. SLS는 개발 일정이 계속 지연돼 2020년에나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 업체들은 재활용 부품을 늘려 비용을 줄이고 있는데 SLS는 여전히 과거 우주왕복선에 이용된 부품을 답습하는 등 구식으로 개발돼 비용이 늘었다고 비판한다. SLS에 탑재될 유인 우주선 '오리온'도 2020년부터 무인(無人) 상태로 시험이 가능해 달 탐사 일정을 맞출지 의문이다.
미국 정부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스페이스 X 같은 민간 업체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 X의 대형 로켓인 '팰컨 헤비'는 64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발사 비용도 SLS보다 10분의 1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이스 X는 2023년 달 궤도 관광도 계획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역시 45t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뉴글렌'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베이조스는 지난 5월 2024년 달에 우주인을 데려갈 착륙선인 '블루문' 모델도 공개했다. 이동형 탐사 로봇(로버)과 착륙선, 이륙선으로 구성돼 게이트웨이를 오갈 수 있게 했다. 달의 풍부한 얼음에서 수소를 뽑아 연료로 쓰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록히드마틴도 우주인 4명이 2주간 임무를 할 수 있는 달 착륙선 모델을 발표했다. 이창진 건국대 교수는 "달 탐사에서 개발된 극한 기술들은 지구의 산업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민간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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